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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먹구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대주건설·C&중공업 퇴출 및 삼능건설·대한조선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 판정에 따라 광주·전남지역 사업들이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C&중공업 퇴출과 대한조선 워크아웃은 전남의 조선산업클러스터 구축에 찬물을 끼얹었다. 고용인원 1200명, 2012년 매출액 목표 1조200억원의 C&중공업이 신안 조선타운에 입주하기로 하는 등 전남 조선산업의 한 축을 자임했으나 실현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 역시 신안 조선타운에 투자하기로 한 부산의 진세조선도 이번에 워크아웃 판정을 받아,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대한조선(매출액 4000억원, 고용 인원 2300명)은 지역 조선산업의 상징처럼 여겨졌으나 원대한 계획 사업들을 제대로 실행할 수 없게 됐다.

두 회사가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당장 전남도가 계획했던 2012년 매출액 10조원 이상, 고용인원 5만명 이상의 장미빛 청사진에는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전남도는 도 차원의 긴급 대책으로 C&중공업 협력업체들을 위해 100억원을 편성해 전남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 대한조선은 구조조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조업 차질이나 납기 지연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C&중공업은 선주와 협의를 통해 60여척의 수주 물량이 차질없이 건조되도록 다른 조선업체로 계약 이전을 유도할 방침이다.

워크아웃 대상이 된 삼능건설은 그간 민자사업인 광주 광산구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해 왔다. 광주시는 회사 측에 이 사업에 주력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사업을 포기할 경우 협약서에 따라 그간 투자를 손실 처리한 후 협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이 경우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광주시는 삼능건설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히려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은 옛 육군 포 사격장 부지 등 273만2775㎡에 2015년까지 3400억원을 들여 유원지·골프장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대주건설의 퇴출에 따른 아파트 입주자 및 입주 예정자들의 재산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주건설은 현재 14개 단지 5985가구의 사업 승인을 얻었고, 10개 단지 2340가구를 분양했다. 이 가운데 4개 단지 1146가구가 이미 환급 이행 절차를 밟고 있으며, 6개 단지 1194가구가 환급 이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대한주택보증이 보증을 서고 있어 대주건설이 청산될 경우에도 분양 계약자의 의사에 따라 납입금 환급이 가능하다. 공사 중단 아파트는 대한주택보증이 사업장을 인수한 뒤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광주시는 보고 있다.

지난해 대주건설의 도급을 받은 지역업체는 광주 58개와 전남 50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주건설이 전국에서 아파트를 지은 점과 신고하지 않은 경우 등을 감안하면 대주의 협력업체는 전국적으로 17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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