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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경제] Q. 스마트폰(Smart Phone)은 일반 휴대전화보다 뭐가 더 좋은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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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국내 시장에 내놓은 휴대전화 ‘옴니아’는 한 대 값이 100만원을 넘나드는 비싼 제품인데도 인기가 높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내면서도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사의 ‘블랙베리’를 손에서 놓지 않아 눈길을 끌었지요. 애플이 내놓은 ‘3세대 아이폰’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국내 발매 여부를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돌 정도로 각광받았습니다. 크기나 생긴 것이 휴대전화와 비슷한데 뭐가 달라 인기를 모으고 값도 비쌀까요? ‘스마트 폰(Smart phone)’이기 때문입니다. 똑똑한 전화기? 뭐가 그리 똑똑하다는 걸까요?

#PC처럼 명석한 휴대전화

스마트폰은 쉽게 말해 PC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입니다. 스마트폰은 원래 개인정보단말기(PDA)에서 비롯됐어요. 1980년대 후반부터 일정관리·주소록·계산기 노릇을 다 하면서도 한 손에 잡히는 가벼운 컴퓨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PDA입니다. 9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애플이 내놓은 ‘뉴턴’에 처음으로 PDA라는 이름을 붙였지요. 96년 팜 파일럿 등이 인기를 끌며 대중화됐습니다. 이 PDA에 휴대전화 기능을 얹은 걸 ‘PDA폰’이라 불렀지요. 이동통신 회사들은 휴대전화에 PDA 기능을 넣은 제품을 ‘스마트폰’이라고 불렀습니다. 동전의 앞뒷면 같은 꼴이라 결국 둘을 합쳐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게 됐어요.

기술 발달로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은 PC 못지않은 기능을 발휘합니다. 인터넷에 접속해 e-메일을 확인하거나 워드·엑셀 오피스 프로그램을 돌려 문서·엑셀시트를 작성·수정하는 작업도 어렵지 않아요. MP3 음악·동영상을 감상하거나, 디지털 지도 프로그램을 올려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요.

#어떤 스마트폰이 잘나가나

스마트폰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제품은 오바마가 쓰는 블랙베리입니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 제품 시리즈가 15% 이상 점했어요. 지난해 3세대 아이폰을 내놓은 애플의 점유율이 13% 정도니까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겠지요? 아이폰은 지난해 하반기에 전 세계에서 월 200만 대 이상 팔린 대박 브랜드입니다.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06년 9100만 대에서 2007년 1억5000만 대, 지난해 2억1100만 대로 급성장했습니다. 2012년에는 4억6000만 대로 늘어날 거라네요. 그해에 팔릴 휴대전화 세 대 중 하나가 스마트폰인 셈이지요.

국내 업체로는 삼성전자의 ‘블랙잭’ 시리즈가 눈길을 끕니다. 2007년 말 미국에서 출시된 ‘블랙잭2’는 150만 대 이상 팔리며 현지 소비자 전문지 ‘커슈머리포트’ 올해 신년호에서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꼽히기도 했지요. 지난해 11월 출시한 옴니아도 프랑스·독일 등지에서 아이폰·블랙베리를 제치고 히트제품 1위에 올랐습니다. 올 상반기까지 최소 30만 대는 팔릴 거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인기는 외국보다 덜한 편이에요. 국내 휴대전화의 무선인터넷 표준으로 ‘위피’라는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이 있는데 이를 탑재하지 않아 문자메시지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를 받기가 어려운 때문이었지요. 게다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 정도로 유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스마트폰이 그다지 긴요하지 않았던 면도 있고요.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린 건 삼성 ‘멀티터치폰(M4650)’과 ‘울트라메시징1(블랙잭)’으로 각각 5만 대 정도입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달라질 겁니다. 4월부터 위피를 반드시 탑재하도록 한 정부 규제가 폐지되면서 스마트폰 출시가 한결 쉬워진 때문입니다. SK텔레콤은 기업용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 블랙베리를 들여온 데 이어 소니 익스페리아 등 신형 단말기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KTF는 아이폰을 들여올 계획입니다. LG전자는 내수용 스마트폰을 처음 출시할 생각이고요.

# 배후에선 운영체제(OS) 전쟁

스마트폰은 PC 역할을 하는 단말기인 만큼 각종 SW를 돌릴 수 있는 운영체제(OS)가 필요합니다. PC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나 애플의 맥OS가 필수적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OS에 따라 활용 가능한 SW가 달라지기 때문에 단말기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현재 스마트폰용 OS는 핀란드 노키아가 주도하는 ‘심비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MS의 ‘윈도모바일’, 애플의 ‘맥OS X’, 림의 ‘블랙베리OS’ 등이 남은 시장을 놓고 경합합니다. 여기에 미국의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OS를 들고 나왔습니다. 주요 OS 가운데 애플과 림은 해당 회사의 휴대전화에서만 동작합니다. 반면 윈도모바일과 안드로이드는 개방형이라 표준만 지키면 어떤 단말기에서든 작동합니다. 그래서 요즘 ‘구글폰’이라고 부르는 제품은 구글이 만든 단말기가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품을 일컫습니다. 노키아는 폐쇄형이던 심비안을 개방형으로 바꿨지만 이를 적용한 제품은 일러야 내년에나 구경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올해는 구글과 MS의 대결이 볼 만할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스마트폰의 OS 다툼이 격해지는 건 검색광고 시장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OS를 장악하는 쪽이 자기 회사의 인터넷 브라우저를 올려 검색 분야까지 장악하기 쉽겠지요. 구글이 유선 인터넷에서 이 분야를 차지해 최고 IT 기업으로 크는 동안 기존 방식대로 SW 판매에 몰두한 MS는 주도권을 잃었습니다. 무선 시장에서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 MS의 각오예요. 하지만 구글이라고 가만히 있겠어요? 현재 판도는 뜨는 안드로이드, 지는 윈도모바일입니다. 옴니아에 윈도모바일을 채용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구글폰을 내놓을 예정이고 LG전자·소니·모토로라 등도 출시 채비를 갖췄습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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