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벼랑에선한총련>中. 한계점 넘은 시민짜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갓 태어난 손녀가 최루가스 때문에 시름시름하는 것을 보면 분통이 터집니다.이젠 학생들이 뭐라고 하는지 듣고 싶지도 않습니다.” 서울성동구마장동 J자동차 대표 윤주찬(尹柱讚.60)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한총련 시위 때문에 누구보다 가슴을 졸였다.집 근처에서 연일 계속된 학생시위로 산후조리하는 며느리와 갓 태어난 손녀가 최루가스로 탈이 났기 때문이다.

여론을 등에 업어야할 대학생들의 시위가 탈법.불법으로 치달으면서 교통체증.지하철지연.상가철시등 불편과 피해를 초래해 시민들이 오히려 짜증내고 외면,과연 누구와 무엇을 위한 시위인지 모를 정도다.

시민들이 가장 짜증내는 것은 시위로 인한 교통체증.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한총련 소속 대학생 1만여명이 종로.대학로.동대문.왕십리등 도심 곳곳에서 화염병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이 일대는 교통소통이 매일 1~7시간씩 마비됐다.1~2분이면 족한 종로5가에서 동대문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택시운전사 權태윤(48)씨는“지난달 31일 왕십리에서 학생시위대 때문에 1시간30분동안 꼼짝도 못한뒤 시위장소를 피해다니고 있다.사납금(6만7천원)벌기가 벅차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지하철승차 시위'도 퇴근길 시민들을 짜증나게 만들었다.한꺼번에 3천~4천명씩 이동하면서 왕십리.신설동.신도림역등 환승역에 몰려나오는 바람에 퇴근길 승객과 뒤엉켜 승강장 일대가 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대학생 4백여명이 영등포역에서 지하철2호선 신도림역으로,1일에는 1천여명이 상왕십리역에서 신당역까지 선로위를 따라 이동하는 바람에 영문을 모르는 시민들은 지하철안에 20여분간 갇혀있어야 했다.

시위의 최대 피해지역은 대학가 주변상가.한양대 인근 약국의 黃모(39.여)약사는“시위가 시작되면 바로 문을 닫는다.출범식 기간중에는 사실상 철시상태”라고 말했다.이번 시위로 이 일대 3백여개 업소가 거의 영업을 못했으며 하루평균 매출이 4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5일간 6억원대의 매출 손실을 본 셈이다. 고정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