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장이문제>아산시 시영아파트 공사 6년 표류 - 시공사 잇단 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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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도대체 아파트 한 동(棟)짓는 데 몇년이 걸리는 겁니까.” 충남아산시가 건립을 추진중인 시영아파트 건립사업이 6년째 표류하고 있다.부실시공과 시공회사의 부도가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산시는 집없는 근로자등 서민들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주기 위해 91년부터 둔포면둔포리(6천5백71평방)에 지상 15층짜리 시영아파트(19평형 1백가구) 한 동의 건립을 추진해 왔다.

시는 모두 29억5천만원을 들여 94년말까지 아파트를 건립하기로 하고 93년12월 공개입찰을 통해 ㈜청보종합건설에 아파트공사를 맡겼다.

그러나 청보종합건설이 95년5월 부도가 나 공사가 중단됐다.게다가 공사중단 당시 실시한 건물 안전진단 결과 바닥슬라브와 내력벽등의 안전에 문제가 있어 부실공사 판정까지 받았다.

부실공사로 판정되자 시는 아파트 건축규모를 7층 49가구로 줄이고 청보건설의 연대보증회사인 ㈜한국토건에 공사를 다시 맡겼다.하지만 지난해 12월 한국토건도 부도가 나 지금까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그동안 시가 아파트 공사에 쏟아부은 예산은 22억.당초 예산의 75%를 투입했지만 현재 공정은 60%에 머물고 있어 시는 올 추경예산에 13억원을 편성,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이달 중순 예산심의를 앞두고 있는 시의회는“시가 면밀한 공사계획이나 건설업체등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공사를 맡겨 예산만 낭비하는등 엉터리 행정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며“절대 예산승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시의회의 승인을 받아 다시 사업이 추진된다 해도 당초보다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낭비하는 셈이 됐다.

이에대해 아산시민들은“공사가 중단된 시영아파트를 계속 흉물로 방치,경관을 해치는 것은 더 큰 낭비”라며 “돈이 더 들더라도 하루빨리 아파트를 지어 활용하되 예산을 낭비한 관계자들의 책임을 물어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산=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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