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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객 수 따라 금리 차등 … ‘스토리’ 있는 금융상품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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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같은 제품이라도 스토리를 갖고 있는 제품은 달라 보인다. 그래서 현대 마케팅에서 스토리 텔링을 주요한 마케팅 기법으로 여긴다. 제조업체들이 애용하던 스토리 텔링 기법을 은행들도 도입하고 있다. 딱딱한 금융 상품에 재미를 주고 고객의 관심을 끌겠다는 의도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5일 개봉 예정인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세븐 파운즈’의 관객 수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온라인 전용 ‘하나 무비 정기예금’을 2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판매한다. 이 상품은 영화 개봉 후 4일간의 관객 수가 10만 명 미만이면 연 4.1%, 10만 명 이상이면 연 4.15%로 금리를 준다. 또 판매 기간 동안 모집액이 500억원을 넘으면 관객 수에 관계없이 4.2%의 금리를 적용한다. 최저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며 가입기간은 1년이다. 하나은행 홈페이지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해 인기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시청률에 연계한 ‘하나 베토벤 바이러스 정기예금’을 판매했다. 이 상품의 금리는 드라마의 인기 덕에 연 7.1%를 적용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11월 초 내놓은 ‘S-Birds 파이팅 정기예금’도 불과 2일 만에 판매한도(500억원)가 소진됐다. 이 상품은 신한은행 여자농구단 에스버드의 경기 성적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상품이었다.

스토리를 갖춘 금융상품은 판매자인 은행은 물론 영화·드라마·스포츠 등 금리 연계 대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베토벤 바이러스 정기예금 가입자의 70%가 드라마를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드라마 시청률(20~25% 미만)을 크게 웃도는 비율이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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