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 고문 競選 불출마 이회창 대표 사퇴공세 위한 背水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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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찬종(朴燦鍾) 신한국당 고문이 배수진(背水陣)을 쳤다.그는 2일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사퇴를 거듭 요구한 뒤 그게 안되면 당내 경선에 불출마할 수도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朴고문은 2일“불공정 시비로 당내 분열이 가속화하면 연말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 할수 없다”고 단언한 뒤“그러면 경선은 하나마나 아니냐”고 반문했다.“생명력 없는 경선에 참여해야 할지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朴고문은 며칠전엔“들러리 서는 짓은 안한다”고 했다.발언의 강도.수위가 점차적으로 높아지는 양상이다.

“나는 빠질테니 잘 해보라”는 극도의 빈정거림도 내포돼 있다.

朴고문이 이런식으로까지 나오는건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그는 지난달 말까지는 李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도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사석에선“'싸움꾼''독불장군'이란 소리를 듣는게 정말 지긋지긋하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더 이상은 못참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참모들도“4일 있을 李대표의 청와대 주례보고때까지 대표직 사퇴가 안이뤄지면 심각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한다.이 때문에“탈당도 불사하는거냐”는 말이 나온다.

李대표가 대표직을 맡기 전까지 여론지지도에서 단연 1위를 달리던 朴고문은'1~2위'로 밀려났다.거기에다 당내 지지세는 한참 처진다.아무리 일반유권자들이 지지하더라도 예선이라 할 경선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무의미한 것이 된다.그러니'딴 생각'을 할 만하다.

이에 朴고문 자신은 펄쩍 뛰지만 朴고문 캠프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朴고문은 2일 이한동(李漢東)고문이 경선을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 찬조연사로 참석했다.경쟁자의 출마 선언식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朴.李고문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李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李고문은 이날 고문직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朴고문은“그런식의 불공정 경선에는 참여하나마나라는 건 다른 경선후보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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