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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현장@전국] 신났다! 상주 곶감 농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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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상주는 전국 곶감의 60%를 생산한다. 토질이 비옥하고, 햇볕이 잘 들며 바람이 잘 부는 지형이어서 감 재배와 곶감 건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조선 『예종실록권2』(1472년)에는 상주 곶감을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도 있다. 특히 올해는 좋은 곶감이 많이 생산돼 매출도 크게 뛰고 있다. 지난해 태풍이 없어 감 풍년이 든 데다 감을 깎는 시기인 상강(霜降, 양력 10월 23일께부터 약 15일 동안, 음력 9월로 된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 이후 날씨가 좋았던 덕택이다.

19일 상주시 서곡동 박경화(54)씨의 곶감 건조장에서 주부들이 곶감을 포장하느라 바쁜 손길을 놀리고 있다. [상주=프리랜서 공정식]


◆2200여 농가서 2억여 개 생산=19일 상주시에 따르면 올해 2210 농가가 생산한 곶감은 7478t(약 2억1300만 개) 1068억원어치. 1068억원은 저장고에 매달린 곶감 한 개 평균인 400원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농민들은 이 중 50%가량을 포장해 팔고 있어 실제 매출은 1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03년 생산량(3740t)·생산액(413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상주곶감발전연합회 박병화(54) 회장은 “쌀농사보다 서너 배 수익이 많고, 겨울 한철 작업으로 돈을 벌 수 있어 10여 년 전부터 곶감 생산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의 기업화도 두드러진다. 올해는 300여 가구가 1억원, 50여 농가가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상주시는 예상했다. 40억~5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농가도 여럿이다. 이들 농가는 자동·반자동 기계로 감을 대량으로 깎아 선·온풍기와 살균기를 갖춘 건조장에서 곶감을 만든다.

◆4개월간 53만 명 투입=매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곶감 생산·판매에만 연인원 53만여 명이 투입된다. 이들의 인건비만 240억원에 이른다. 상주 서곡동 한 농가에서 곶감 포장 일을 하는 임희숙(58)씨는 “곶감 덕에 상주 아낙네들은 겨울철에도 놀지 않는다”고 전했다.

농약·비료·포장재 같은 연관산업(23종) 규모도 700억원대에 이른다. 상주시 곶감 담당 직원 조국래씨는 “올해 곶감의 경제 파급효과는 27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곶감은 쌀·한우를 능가하는 지역 경제의 최대 효자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상주시는 최근 무더기 출하를 막기 위해 40~60일 걸리던 자연건조 대신 7~8일 만에 곶감을 만드는 냉풍건조기술을 개발,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곶감의 성분을 분석해 고혈압·당뇨에 효과 있는 기능성 식품의 개발도 추진 중이다. 공동브랜드 ‘천년고秀’의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상주=황선윤 기자 ,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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