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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뒤끝에 승부걸었죠' - 곰바우 개발 보해양조 이광렬 중앙연구소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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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술꾼들이 가장 괴로울 때가 술마시고 난 다음날까지 술이 안깨는 경우입니다.그러나'곰바우'소주를 한번 마셔보십시오.다음날 아침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 3월말 곰바우소주를 출시,히트치고 있는 보해양조의 이광렬(李光烈.50)중앙연구소장.지난해 개발.출시한'김삿갓'이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이번에 새로 내놓은'곰바우'역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회사내에서'히트상품제조기'로 통하는 그는 자신이 개발한'곰바우'소주자랑에 여념이 없다.

“희석식 소주는 좋은 주정(酒精)과 좋은 물이 기본이라는 점에 착안,실험실에서'육각수'를 사용한 소주를 만들어 마셔봤더니 마시기도 순하고 마시고 난 다음 숙취도 훨씬 덜했습니다.” 李소장에 따르면 보통의 물분자는 오각으로 돼있으나 자화(磁化)처리하면 육각으로 되고,이 육각수와 주정을 혼합하면 물분자가 알콜분자를 둘러싸는 형태가 돼 마시기가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뒤끝이 깨끗한 소주가 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내놓은'김삿갓'은 출시 초기에는 소주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정도로 빅히트를 쳤다.하지만 장기 히트상품 대열에는 오르지 못했는데 그 원인이 벌꿀을 첨가물로 사용해 단맛이 강한 것이 소주애호가들의 취향에는 맞지 않았다는 것이 李소장의 분석이다.

이에따라 李소장은'곰바우'소주가'스테디 셀러'가 될 수 있도록 맛을 기존의 소주와 비슷하게 했다.그리고 실험실에서 만든 술을 수십번 전 연구원들에게 주량껏 마시도록 했다.숙취가 어느정도 있는지 체크하기 위해서였다.李소장 표현에 따르면 자신들을 대상으로'생체실험'을 한 것이다.

실험결과 기존의 소주보다 숙취가 훨씬 덜해 지난 3월26일 제품을 첫 출시,1개월만에 3백36만병을 판매했다.이는 지난해 김삿갓 시판 첫달의 판매실적 1백50만병보다 2배이상 되는 실적이다.또 두달째인 4월26일부터 5월25일까지 판매실적은 5백만병에 육박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덕분에 곰바우개발팀이 특별상여금 2백%를 받고 대리급 연구원 2명이 과장급으로 승진하는 경사가 있었다.

하지만 李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보다 나은 소주'개발을 위해 다시 연구원들과 함께 실험실에서 살다시피하고 있다.

광주출신으로 건국대 축산대학과 고려대 자연자원대학원을 졸업한 李소장은 삼양식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84년 보해양조로 옮겨와 연구실장을 거쳐 90년부터 중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유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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