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일식집 경기불황에 광주 수산상가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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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9일 낮12시30분 횟집 40여개가 모여 있는 광주시동구대인동 수산상가.저녁보다 장사가 안되는 점심시간이라지만 횟집마다 손님이라곤 전혀 구경할 수 없다.'무등수산'이명석(李明錫.32)씨는“지난해 하루평균 1백50만원어치를 팔았으나 올들어 80만원대로 줄었고 비브리오 이야기가 나온 뒤부터 매출이 40만원대로 떨어졌다”며 울상을 짓는다.

횟집.일식집들이 경기불황에 비브리오라는'연례 불청객'까지 겹치면서 장사가 안돼 개점휴업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방 4개와 테이블 8개가 있는 동구충장로5가 D회관.주인 金모(47)씨는“불황에 잦은 도심시위로 이달초부터 손님이 급격하게 줄더니 27일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내려진 후 손님이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비브리오 때문에 해마다 7월하순부터 한달간 휴업해왔는데 올해는 앞당겨 아예 두달정도 문 닫아야 할 형편이라는 것이다.

1백여개의 횟집이 몰려있는 전남목포시만호동 선창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J횟집 朴모(52.여)씨는“손님들이 회는 거의 먹지 않고 비브리오 위험이 적은 탕 종류만 찾아 매상이 안오른다”며“다시 찬바람이 부는 9월말까지는 장사가 안될 것을 각오,6명의 종업원을 3명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일식집들은 생선을 냉장.냉동시켰다 조리하기 때문에 감염우려가 거의 없는데도 손님들이 회를 아예 기피,매출이 떨어졌다고 울상이다.

회를 먹는 손님도 종업원을 제껴두고 주인이 직접 나서 활어가 아니고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설득해야 주문할 정도라는게 동구계림동 B회관 姜모(40)씨의 설명이다.

올 비브리오균은 강진의 바지락.해수에서 지난 24일 처음 검출돼 서.남해안지역에 27일자로 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지난해의 경우 전국에서 23명이 이로 인한 패혈증에 걸려 5명이 숨졌다.

어패.생선류를 많이 먹는 전남지역에서 특히 많이 발생,90년이후 61명이 발병해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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