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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열차 탄 오바마 보자” 강추위도 녹인 수만 명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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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역을 떠나는 기차에서 취재진을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부인 질, 오바마, 미셸. 오바마는 이날 독립선언문이 낭독됐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차를 타고 윌밍턴·볼티모어를 거쳐 워싱턴으로 입성했다. [윌밍턴 AP=연합뉴스]


행사장에는 커다란 성조기와 함께 ‘그래,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란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오바마가 지난해 대선 때 내건 구호였다. 행사장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지만 경호만은 철저했다. 하늘엔 군용 헬기가 선회했다. 연단 뒤쪽 건물 옥상에는 새까만 전투복 차림의 무장 경호원들이 눈에 띄었다.

오바마는 이날 오전 독립선언문이 만들어졌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통합의 열차’를 타고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그가 직접 뽑은 ‘보통 미국인’ 40명도 동승했다. 육로로 이동하는 터라 테러 걱정도 있었지만, 여행 도중 오바마는 출발지와 윌밍턴·볼티모어 등 2곳에 정차해 정거장에서 짧은 연설을 했다. 자신이 약속했던 ‘담대한 희망’을 펼쳐 보인 것이다. 윌밍턴은 조 바이든 부통령의 고향이며 그가 36년간 살면서 워싱턴까지 기차로 출퇴근하던 곳이다. 오바마는 바이든 부부와 합류해 워싱턴으로 가기 위해 윌밍턴에 정차한 것이다.

마침내 예정 시간인 오후 1시가 되자 역사와 맞닿은 곳에서 “와” 하는 함성이 터졌다. 고대하던 오바마 부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늘색 넥타이에 검은 코트를 입은 오바마는 밝은 미소를 띠고 열광하는 청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연단에 오른 오바마는 “오늘이 바로 아내 미셸의 생일”이라는 첫마디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자 즉각 청중 사이에서 ‘해피 버스데이 투유’ 합창이 메아리쳤다. 부드럽게 말문을 열긴 했지만 오바마의 연설은 힘차고 명료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는 “워싱턴에 가면 하루도 빠짐없이 여러분을 위해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또 “윌밍턴이 낳은 바이든과 함께 돈 많고 배경 좋은 일부 층이 아닌 여러분과 잘 소통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연설 도중 곳곳에서 우레 같은 박수와 함께 “오바마”를 연호하는 함성이 터졌다.

10분 정도의 연설을 마치고 오바마는 청중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많은 이가 깊은 감명을 받은 표정이었다. 로드아일랜드에서 7시간 동안 차를 몰고 왔다는 70대 백인 의사 헨리 모겐단츠는 “오바마가 무력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국제적 난제를 해결해 내야 전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던 미국의 옛 위상이 회복된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늘을 찌르는 오바마의 인기를 실감케 한 순간이었다.

윌밍턴=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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