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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8% 수익률 … ‘안정·수익’두 마리 토끼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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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주식형 펀드에 가려 찬밥 신세였던 채권형 펀드는 지난해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평균 수익률은 8.04%로 전년의 3.52%에서 크게 도약했다. 주식형 펀드에 재앙이었던 금융위기가 채권형 펀드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3개월간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9.45%였다. 반대로 채권형 펀드는 5.08%의 수익률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내린 영향이 컸다. 시중금리로 할인되는 채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값이 오른다. 채권형 펀드도 만기 이자에다 채권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챙기면서 수익률이 급상승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을 직접 받은 국공채 펀드들이 큰 이득을 봤다.

지난해 11%대의 짭짤한 수익을 올린 ‘ABF코리아인덱스종류형채권’ ‘미래에셋엄브렐러채권형’ ‘삼성장기주택마련채권’ 등이 모두 국공채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삼성투신이 운용하는 ‘ABF코리아…’의 경우 상반기 1.91%에 그쳤던 수익률이 하반기엔 9.82%로 뛰어올랐다. 박성진 채권1팀장은 “신용도가 높은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여서 금리 하락의 수혜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공채가 아닌 회사채를 편입한 펀드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시중에 풀린 자금이 안전한 국공채로만 몰리면서 회사채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이 때문에 국공채와 회사채 금리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금리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채권을 발행한 업체가 부도를 내면서 수익률이 아예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펀드도 나왔다.

채권형 펀드의 선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주식형 펀드로만 쏠렸다. 지난해에만 11조1773억원이 채권형 펀드(공모·사모 합산)에서 빠져나갔다. 3월 43조원 규모였던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12월 한때 29조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동양증권 김후정 펀드담당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 투자자가 주로 기관인 데다 안정적 수익을 바라는 개인 투자자들은 은행의 고금리 예금으로 몰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선 변화의 조짐도 감지된다. 올 들어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와중에서도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 이병훈 연구위원은 “그간 주식형에만 투자가 집중돼 있었던 만큼 분산 투자 차원에서 채권형 펀드에도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증권팀=이희성·조민근·한애란 기자
※우동헌(상명대 경제학과3) 인턴기자가 기사 작성을 도왔습니다.

자료 제공:제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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