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샘프라스, '클레이징크스' 씻고 테니스 천하통일 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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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이번 대회는 나에게 테니스라기보다 일종의 투쟁이다.” 27일(한국시간) 막을 올린 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세계랭킹 1위 피트 샘프라스(25.미국)의 각오는 비장하기까지 하다.

94.97년 호주오픈 우승,93~95년 윔블던 제패,90.93.95.96년 US오픈 석권,ATP토너먼트 통산 47회 우승-. 명실상부한 세계 남자테니스 챔피언 샘프라스의 화려한 경력에서 유일하게 빠져있는 것이 바로 프랑스오픈 우승이다.

대회가 열리는 롤랑가로 스타디움은 붉은 클레이코트로 유명하다.

흙 위에 쿠션을 주기 위해 벽돌가루를 뿌려 만든 이 코트에서 샘프라스가 올린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해 4강이 고작.잔디코트에 비해 볼이 느린 클레이에서 샘프라스는 자신의 장기인 서비스의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롤랑가로의 우승후보 명단에는 번번이 토마스 무스터(오스트리아)나 마이클 창(미국),심지어 스페인의 하위 랭커들보다 그의 이름이 밑에 자리하기 일쑤였다.특히 지난주 월드팀컵대회에서는 허벅지 근육통으로 경기를 포기,이번 대회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더욱이 1회전 상대는 클레이코트에서 샘프라스와 두번 싸워 모두 승리한 바있는 홈코트의 파브리스 산토르. 그러나 샘프라스는 예상외로 가벼운 몸놀림과 위력적인 서비스로 산토르를 3-0으로 제압하며 1회전 관문을 무난히 통과,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2회전 상대는 역시 클레이 전문가로 이름난 스페인의 프란치스코 클라베. 그랜드슬램 천하통일을 노리는 샘프라스가 이번만은'클레이 징크스'를 떨쳐버리고 대업을 이룰지 세계 테니스팬들의 이목은 파리로 모아지고 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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