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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3년 지원해도 성과 안 나와 일부선 속았다는 지적도 있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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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0년 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또 고위험 고수익 전략이 주효했다고 봐요. 앞으로도 정부의 프런티어사업 같은 획기적인 연구개발 사업이 이어져야 한국 과학기술의 미래가 있을 겁니다.”

개발한 기술 파급 효과가 약 22조원이라는 평가를 최근 받은 교육과기부 프런티어사업단인 테라급나노소자개발단 이조원(사진) 단장의 성공 비결이다. 프런티어사업은 10년짜리 과제로 연간 100억원씩 10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 이 사업단은 내년 3월 끝난다. 9년간의 연구 성과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 평가에서 교육과기부 산하 16개 프런티어사업단 중 1등을 했다.

그의 사업단에서 개발한 기술은 모두 굵직굵직한 것으로 세계 반도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고, 세계 최초 기술이 아니면 개발에 착수하지 않는다”는 이 단장의 고집이 통한 것이다.

컴퓨터 메모리와 USB 등에 사용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고집적화를 이룰 수 있는 기술, 단원자층 증착 기술, 원자 이미지를 이용한 양자점 형성 기술, 중성빔 식각 장비 개발 등의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양자점 형성 기술은 프런티어사업단이 아니면 이룰 수 없는 성과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일부 평가위원이 ‘속았다’는 지적을 했을 정도지만 믿고 맡긴 결과 5년 만에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훌륭한 성과가 나왔어요. 그 동안은 매년 5억~6억원의 연구비를 가져가면서도 논문 한 편 나오지 않을 때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프런티어 사업단은 정부가 단장에게 연간 100억원씩을 전권을 가지고 집행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는 처음 시도한 것이다. 이런 구조가 아니었으면 양자점 관련 프로젝트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 단장은 “화합물 반도체 연구 개발도 미래를 내다보고 지속적으로 지원한 덕에 지금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화합물반도체 연구 개발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단장직을 맡았을 때는 이 분야의 연구가 거의 사그라질 때였다. 그러나 그는 뚝심을 가지고 지원을 계속했다. 그는 “앞으로 실리콘 반도체의 한계를 화합물 반도체가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과 관리와 프런티어 사업 후속 사업을 조속히 기획해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 개발을 하면서 나오는 성과 관리도 중요하지만 새로 드러나는 아이디어를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은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거액을 쏟아 부은 프런티어 사업의 파급 효과를 반감시킨다고 그는 강조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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