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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속도 실리콘 100배 ‘그래핀’ 대량생산 길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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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차세대 반도체와 투명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신소재를 대량으로 만드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언제·어디서나 주머니에서 꺼내 펴볼 수 있는 접는 디스플레이 개발 등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균관대 홍병희(화학과) 교수팀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공동으로 나노 신소재 ‘그래핀(사진)’을 넓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관련 논문이 영국의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네이처’에 실렸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한층으로 연결된 얇은 구조의 신소재로, 전자가 이동하는 속도가 실리콘에 비해 100배 이상 빨라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꼽혀 왔다. 접거나 잡아당겨도 전도 특성을 유지할 수 있어 차세대 트랜지스터 및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다만 이 ‘그래핀’을 넓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실제 제품에 응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홍 교수팀은 화학기법을 이용해 이 그래핀을 대용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실리콘을 이용한 반도체 기술은 이미 집적도와 처리 속도 면에서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발열량이 작고 전자 이동도가 크면서 가공이 쉬운 대체물질이 절실했고, 학계에서는 대표적인 후보로 그래핀을 지목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그래핀 합성 기술을 초고속 나노 메모리, 투명 디스플레이, 차세대 태양전지 등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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