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한국古미술대전 공평아트센터서 24일까지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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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전국의 고미술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한국고미술협회(회장 김종춘)가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공평아트센터에서'97 한국고미술대전'을 열고 있는 것.여기에는 도자기와 서화.불상.토기.민화.목공예품등 선사시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장르별로 다양한 작품 3천여점이 전시되고 있다.이처럼 많은 양의 고미술품이 한장소에서 동시에 전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미술협회 회원과 일부 개인소장가들이 내놓은 3천5백여점 가운데 협회 자체감정과 외부전문가의 재감정,가격조정을 거쳐 선별한 작품만을 전시하는데도 이처럼 많은 출품작을 냈다.

미술시장 불황을 반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키 위한 전시인만큼 출품작 수준은 이전의 고미술협회전보다 높고,가격은 상대적으로 싸다는 것이 고미술협회의 자체평이다.출품작 가격대는 최저 1백만원에서 최고 1억원대까지로 정찰제. 실제로 전시 첫날 국립중앙박물관 정양모관장이 전시장을 찾아 몇점의 전시작에 구매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이처럼 일반인이 우리 문화재 한점 장만할 중저가 작품과 박물관 관계자가 눈독을 들일만한 일품.희귀품들이 고루 들어있다.

고미술품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위작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저한 감정을 거친 것은 물론 이를 컬렉터에게 보증한다는 의미에서 모든 출품작에 대해 고미술협회의 감정보증서를 무료로 발급한다.원래 감정서 발급은 1점당 22만원이다.

김종춘회장은“당초 회원들이 제시한 것에서 가격을 최대한 낮춘데다 감정서를 발급한다는 방침이 정해지자 회원들의 반발도 있었다.하지만 판매자가 책임지지 않으면 고미술 유통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면서“회원들의 개별전시에도 확대하도록 권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작품이 판매를 목적으로 출품됐지만 삼국시대의'금동여래입상(金銅如來立像)'등 가격을 매기기 쉽지않은 문화재급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일본에 있다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이 작품은 일반에는 첫공개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고려시대의'청자음각모란절지문매병(靑瓷陰刻牡丹折枝文梅甁)'과 조선의'분청박지철채연당초문병(粉靑剝地鐵彩蓮唐草文甁)''고종황제 어진(御眞)'등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꼭 전시품을 사지 않더라도 이런 수준높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이 이번 전시의 재미이기도 하다.

전시기간중 팔리지 않은 작품은 2백~3백여점의 추가된 고미술품과 함께 25일부터 27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최저 입찰가를 매겨 재전시한후 27일 특별경매에 부쳐진다.경매 최저입찰가는 전시 가격에서 20% 싸게 매겨진데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또 기존 경매의 호가방식이 아니라 입찰자가 원하는 경매품의 입찰가를 써 접수처에 제출해 이 가운데 최고 입찰자에게 낙찰하는 입찰경매로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안혜리 기자

<사진설명>

청화백자 화초충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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