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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멀어지는 것, 중국도 원치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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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중 관계가 가까워지는 대신 한.미 관계가 멀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제2회 한.중 안보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온 판전창(藩振强.64) 평화발전 연구센터 연구원에게 동북아 안보 현안에 대한 중국의 생각을 물었다.

-주한 미군 감축, 재배치 등을 어떻게 보나.

"우선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혀둔다. 미국으로서는 그렇게 할 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목표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은 우세한 군사력으로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간섭할 힘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한.미 군사동맹이 한국의 안전을 지키는 방어적인 것이라면 이해가 된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안정과 지역적 군사충돌에도 관여하는 형태가 된다면 이는 미국 간섭정책의 도구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대만해협에 군사 충돌이 일어났는데 미국이 주한미군을 동원한다면 중국에 영향을 미치고 한.중 관계도 해칠 것이다. "

-북한은 이를 어떻게 보나.

"북한은 주한미군의 후방 이동과 감축이 북한 공격을 위한 것이라고 본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도 마찬가지다. 남북 사이에 불신감과 적대감이 심한 상황에선 어떤 변화도 북한으로선 좋을 게 없다."

-한.미 동맹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그 문제는 한국 국민이 결정할 일이다. 현재는 한국 국민, 특히 젊은 세대가 한.미 군사동맹을 재산으로 보지 않고 부담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중국은 동북아 안보 문제가 군사동맹과 같은 방식이 아닌 협력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정세 아래선 한.미 동맹이 유지되는 게 한반도 안정에 긍정적이다. 먼 장래에는 한국이 미국.중국.일본 같은 대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안보이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중 안보협력이 가능한가.

"중국 입장에서 볼 때 한.미 군사동맹은 동북아 안보 현실과 거리가 멀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과 함께 미국을 반대하는 것을 희망하진 않는다. 한국과 중국이 접근하면서 한.미 사이가 멀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과 중국이 동맹을 맺고 미국을 반대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어떤 두 나라의 사이가 강화되는 것이 다른 두 나라 사이의 입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을 더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중국과 한국 두 나라는 북한 핵 문제 해결에 공동 이익을 갖고 있으며 입장도 비슷하다. 두 나라는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는 데 유리한 입장에 있다. 중국과 한국 두 나라가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안성규 기자

*** 판전창은 중국군 소장 출신 전략통

판 연구원은 중국 인민해방군소장(우리의 준장) 출신의 전략통이다. 군생활 40년 대부분을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소속 국방대학 전략연구소에서 근무했다. 현역들로 구성된 전략연구소의 정책연구는 중국군의 운용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전공은 군비통제와 국제안보 분야다.

1990년부터 전략연구소 소장을 지냈고 2년 전 예편했다. 국내의 중국 연구자들은 "판전창은 인민해방군의 생각과 최근 흐름을 잘 짚어낸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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