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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지정 희망 - 暴徒몰려 외아들 잃은 백옥기씨 부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마지막 바람은 아들을 비롯한 희생자들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돼 진정한 명예회복을 하는 것입니다.” 5.18때 진압군의 총탄에 대(代)조차 끊긴 백옥기(白玉基.71.광주시북구서산동).박순례(朴順禮.65)씨 부부.외아들 대환(大煥.당시 19세)군은 80년5월23일 동구지원동 버스종점에서 차를 타고가다 계엄군의 집중사격으로 숨졌다.

당시 송원전문대 1년에 재학중이던 白군은 휴교령이 발표돼 19일부터 동네 형이 시내에서 운영하던 공업사 일을 도와주던중 10명과 함께 폭도로 몰려 몰사한 것이다.

머리.복부에 총을 맞고 숨진 白군은 곧바로 망월묘역에 매장됐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23일동안 광주시내와 장성.화순 등지를 헤맸다.광주지검에서 白군의 사진을 확인한 부부는 묘지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참혹한 모습의 아들 시신을 발견했다.

건축업으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해온 白씨 부부는 이때부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들의 한 달래기에 나섰다.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을 비롯한 신군부 요인들이 광주를 방문할때마다 '닭장차'에 실려 강원도.제주도 등지로 내팽겨쳐져 겪는 고통과 슬픔도 참았다.

오로지 폭도로 몰린 아들의 억울한 누명이 벗겨지는 날을 위해 싸운다는 일념으로 고통을 이겨낸 부부는“죽기전에 가해자들이 사법처리되고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그나마 위안”이라고 말했다. 광주=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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