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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융합은 한국경제 10년 먹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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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 경제를 10년 이상 먹여 살릴 17개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정부가 ‘방송통신 융합 산업’을 선정했다. 이를 위해 대표적 방통 융합 서비스인 인터넷(IP)TV와 차세대 모바일TV 와이브로(휴대 인터넷), 디지털 방송을 적극 육성키로 했다.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방통 융합 선진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정선 방통융합정책실장은 “이들 산업에 5년간 3조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10년을 이어갈 만한 최고 코리아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2018년까지 일자리 15만 개를 만들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정부는 상반기 안에 통신정책·방송발전기금 등 관련 예산을 동원해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민간 투자 유인책으로 이 사업에 나서는 기업은 이익을 내는 해부터 3년간 세무조사를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미래기획위원회 합동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방통 융합=지구촌 방송·통신 시장의 키워드는 ‘컨버전스’다. 수렴·융합이라는 뜻이다. 제각각 테두리를 두르고 독과점에 안주하던 방송과 통신이 단일 시장에서 맞붙으면서 방송·통신 회사 모두 영역 없는 전쟁을 치르게 된 것이다. 첨단 디지털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전파 없이도 통신망으로 TV를, 네트워크 없이도 전파로 무선 통신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KT의 윤종록 신성장사업부문장은 “IPTV나 모바일TV가 방송·통신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세계적 통신회사 AT&T가 지난해부터 IPTV에 올인하는 연유”라는 것이다.

방통 융합 산업은 ‘콘텐트-서비스-네트워크-단말’의 관련 비즈니스 고리가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방석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이 고리가 선순환 구조로 접어들어 시너지를 내면 국가 경제에 새 부가가치를 만들고, 투자·생산·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청년실업을 줄이는 데 꽤 기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핵심 분야=IPTV·와이브로·디지털TV 세 분야에 정책 지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IPTV는 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된 TV로 실시간 지상파 방송은 물론 쌍방향 동영상 콘텐트를 즐기는 서비스다. 국내 IPTV는 서비스 원년인 올해 말까지 224만 가구에 보급될 것으로 업계와 정부는 기대한다. 2012년까지는 613만 가구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많이 확보한 와이브로는 달리는 자동차나 기차 안에서 초고속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이다. 미국 스프린트가 제공하는 와이브로(미국명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에 삼성전자가 참여할 정도로 우리 기술력은 세계적이다. IPTV나 와이브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텔레매틱스·U-헬스·U-러닝·U-시티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우는 후방 효과도 있다. 지식경제부의 이동근 성장동력실장은 “정부는 첨단 의료 서비스에 걸림돌이 될 만한 각종 규제를 풀어 원격 진료 같은 첨단 의료 서비스 산업을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TV의 핵심인 콘텐트·소프트웨어 등 지식 서비스 산업도 육성된다. 방통위의 서병조 방통융합정책관은 “콘텐트 시장은 우리나라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전보다 크다”며 “2012년 한국이 ‘세계 5대 콘텐트 강국’에 들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2006년 현재 세계 콘텐트 시장 규모는 3886억 달러로 반도체(2346억 달러)나 가전(2643억 달러)을 훨씬 웃돌았다.

이원호·권혁주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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