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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전 특보, 해외공사 관련 군인공제회에 투자 압력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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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강철(61·사진) 전 청와대 정무특보가 국내 한 업체의 해외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13일 부동산 시행사인 ㈜연우의 해외 부동산 사업에 투자한 대한토지신탁의 김재희 전 사장을 6일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출자한 자회사다. 이 전 특보의 자금관리인인 노기남(49·구속)씨는 ㈜연우의 관계사 사장이었다.

검찰은 이 전 특보가 군인공제회와 대한토지신탁의 고위 관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연우에 대한 투자를 성사시켰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특보 측이 군인공제회와 대한토지신탁의 고위 관계자에게 투자를 부탁했다는 첩보가 있어 이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투자가 적절한 과정을 통해 이뤄졌는지, 시행사의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2006년 ㈜연우가 시행을 맡은 캄보디아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참여했다. 사업관리를 맡아 초기 사업비를 제공하기도 했다.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 도심에 지상 42층, 지하 5층인 ‘골드타워 42’를 짓는 이 사업은 총사업비가 약 2억4000만 달러(약 3100억원)다. 2011년 건물이 완공되면 캄보디아의 최고층 건물이 된다.

검찰은 ㈜연우의 김모 회장이 노기남씨와 친분이 두텁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2005년 보궐선거 당시 조영주 전 KTF 사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아 이 전 특보에게 건넨 혐의로 구속돼 있다. 이 전 특보는 2004년 총선과 2005년 보궐선거에서 대구 동구 후보로 출마했다.

검찰은 또 김재희 전 사장과 조영주 전 KTF 사장이 대구 계성고 동창으로 절친한 사이였으며 이 전 특보는 이들의 고교 선배라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재희씨와 연우의 김 사장, 이 전 특보 등 사건 관련자의 금융 거래 내역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검찰에서 “캄보디아 투자 건은 정당하게 이뤄졌으며 정치권의 청탁이나 시행사 측의 금품 로비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과는 별도로 대검 중수부는 이 전 특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중수부는 12일 사업가 조모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 전 특보를 소환조사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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