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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린다” … CP금리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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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금리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기업어음(CP) 금리가 잘 떨어지지 않자 한국은행이 돈을 풀어 CP 금리 누르기에 나섰다. 한은은 13일 오전 10시 만기 91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 1조5000억원어치를 공개 입찰로 사들인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갖고 있는 국고채와 주택금융공사 발행채권·은행채 등을 담보로 받고 한은이 일정 기간 돈을 빌려줌으로써 시중에 돈이 풀리도록 하는 정책이다. 최저 입찰 금리는 연 2.5%다. 금융회사들은 이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곳에 투자하면 이익을 낼 수 있다. 단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CP나 카드채, 할부금융채권을 사는 데 써야 한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중순에도 양도성예금증서(CD)와 CP를 사들이는 용도로 2조원을 공급했었다.

한은 시장운영팀 임형준 차장은 “은행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증권사가 주로 입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사가 CP를 매입하면 CP 금리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자금을 공급한 뒤 금융회사들이 지원 조건에 맞게 CP를 매입했는지 체크할 예정이다.

한은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떨어뜨리면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CD 금리는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1일 연 5.85%였던 CD 금리는 12일 3.18%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CP 금리는 연 6.58%에서 5.74%로 소폭 내리는 데 그쳤다.

또 국고채와 은행채 금리가 크게 떨어졌지만 신용카드채 금리는 연 7~8%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돈을 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2일 CP 금리는 전날보다 0.28%포인트 하락했다. CD 금리엔 변동이 없었다.

지난주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53%로 전날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신민식 한화증권 채권영업팀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여력이 많지 않고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올랐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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