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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5억 동방축제에 거는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5억 동아시아인의 화합과 전진'을 다짐하는 제2회 부산 동아시아대회가 10일 구덕운동장에서 열전 열흘의 막을 올렸다.이번 대회는 2002년 열릴 예정인 부산 아시안게임의'리허설'과도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그리고 내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모은다.

비록 범아시아적 규모는 아니라 하더라도 94년 히로시마(廣島)아시안게임 이후 3년만에 다시 중국.일본.대만 등 세계 스포츠 강국들과 기량을 겨루게 됐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도 기대가 크다.

특히 이번 대회는 식전행사의 주제였던'동방의 아침,열리는 부산'이 말해주듯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의 잠재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성적도 성적이지만 세련되고 성숙한 진행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동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에 부산의 새로운 면모를 깊이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참가한 9개국 1천9백여명의 선수단으로부터'훌륭한 대회'였다는 칭찬을 듣게 된다면'한국의 부산'이 아닌 국제도시 부산의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대회인 만큼 성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93년의 제1회 상하이(上海)대회에서 일본에 2위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났던 한국팀으로서는 주최국의 체면을 살려 2위를 탈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일본이 2위를 고수하겠다는 목표로 각 부문에서 세계적 스타들을 파견한 만큼 우리팀은 전략종목에서 어느 정도 선전해주느냐가 2,3위를 판가름하게 된다.

국제대회에서 종종 봐온 것처럼 선수들이 성적에만 매달려 오히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우리 선수단이 주최팀다운 의연한 자세로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이면서 정정당당하게 싸운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고,설혹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후회없는 대회'로 남게 될 것이다.그것이 캐치프레이즈인'화합과 전진'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첩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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