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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질병그리고의사>16. 불임.산과질환 (1)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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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수정에서 출산까지 건강한 새 생명을 품에 안기 위해선 보이지 않는 숱한 난관이 뒤따른다.전체 부부중 10%가 불임이라는 사실이 이같은 어려움을 반영한다.불임및 임신후 산모와 태아를 위협하는 산과질환의 예방과 치료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여성의 사회적활동 증가,그리고 성의 개방과 함께 늘어나는 불임이 바로 배란장애와 난관기능 이상이다.

스트레스.비만.자궁내막에 의한 난소유착등 배란에 관여하는 모든 의학적 문제들이 임신을 방해하기 때문. 특히 정.난자와 수정란의 이동통로인 난관은 바늘구멍 크기로 이곳이 대장균이나 클라미디아 같은 감염균에 의해 유착되면 역시 불임이 된다.

남성의 경우는 무정자증이나 정자감소증이 전체의 80~90%.1㎖에 2천만개,이중 60%가 활발한 정자여야 수정이 가능하다.그러나 어릴때 홍역과 같은 고열,더운 곳에서의 작업뿐만 아니라 음주.흡연과 같은 나쁜 습관,스트레스로 남성들의 정자수는 점차 줄어들어 불임을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 불임치료는 이들 원인에 따라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어 시술된다.

배란장애의 경우 배란촉진제나 호르몬을 주입하고 난관유착은 수술로 구멍을 넓혀주는 수술을 받게 된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윤태기소장은“난관 끝부분이 막혔을 때는 배에 작은 구멍을 내는 복강경으로,시작부분은 자궁경으로 개통시키는 수술이 일반화됨으로써 난관유착에 의한 불임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정자 이상에 의한 불임치료는 현재 일부 무정자증도 해결하고 있는 수준.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질 때는 가는 유리침을 이용,정자를 난자에 찔러 넣어주는 정자 직접주입술(ICSI)이 보편화되고 있다.또 지난해 영동제일병원 불임의학연구소는 무정자증 환자에서 정자가 되기전 세포인 원형정세포를 고환에서 채취한 뒤 난자에 주입,임신을 성공시킴으로써 남성불임치료의 영역을 넓혔다.

불임치료의 마지막 수단으로 이용되는 여성의 불임치료는 크게 두가지.나팔관이 건강할 때는 채취한 난자와 정자를 나팔관에 옮겨 자연적으로 수정을 도와주는 방법(GIFT)을 쓴다.

그러나 나팔관이나 난관에 이상이 있으면 체외에서 인위적으로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켜 자궁내에 옮겨주는 시험관아기(IVF)방법이 이용된다.

문제는 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수정란을 필요이상으로 주입,다태아 임신이 되는 것.따라서 월경이 규칙적인 여성에게는 과배란유도제 대신 매달 자연적으로 배란되는 난자를 채취해 사용하거나,수정란을 시험관내에서 최대한 오래 키워 자궁내에 착상시키는 포배기배아이식술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마리아의원 임진호원장은“수정란을 종래보다 사흘이 늘어난 5일째 착상시키면 수정란이 더욱 성숙해 임신율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1~2개의 수정란만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이 방법의 어려운 점은 시험관내 환경을 나팔관과 같은 조건으로 만들어주는 것.임원장은 나팔관 상피세포를 배양해 시험관바닥에 깔아주는 기술을 개발,오는 20일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불임학회에 보고한다.

이밖에도 불임클리닉에서는 자궁 기능이 없는 여성은 대리모를,정자생산 능력이 없는 남성은 정자은행을 통한 비배우자간 인공수정으로 임신을 도와주고 있다. 고종관 기자

<사진설명>

과거에는 임질균에 의한 골반염이 난관폐쇄의 주요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증상없이 진행되는 클라미디아균이 압도적으로 많다. 차병원 윤태기소장이 복강경으로 유착된 난관의 구멍을 뚫어주는 시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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