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의회 “민주·공화 안 따지고 협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 의회가 위기 앞에서 단합을 과시했다. 민주당이 14년 만에 백악관과 상·하 양원을 장악한 새 시대가 열렸지만, 6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제111회 의회 개원식에서 민주당·공화당 의원들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타협으로 협력 길 찾아=개원식 사회를 맡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은 “경제위기에 정면으로 맞서 열심히 일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있는 미국인들을 적극 도와야 할 때”라며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지난 8년을 잊고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제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건강보험과 에너지 문제 등에서 우리는 함께해야 한다”며 정책의 동반자로 공화당과 손 잡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左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존 보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로부터 의사진행봉을 건네받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협력의 기회는 무수하다”며 협조를 다짐했다. 매코널은 다만 “민주당이 임의로 시한을 맞추기 위해 무턱대고 서두르는 것은 피해 달라”고 부탁했다. 존 보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의사 진행봉을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넘기면서 협력을 약속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도 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워싱턴 입성 첫날인 5일 대부분을 의회에서 보냈다. 그는 민주·공화 양당 지도자들과의 회동에서 “미국 내 소비가 곤두박질 하고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다”며 “민주당이나 공화당을 따질 상황이 아닌 만큼 취임한 뒤 이른 시일 안에 경기부양책에 서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또 공화당 의원들이 선호하는 3000억 달러 감세안을 타협책으로 제시하면서 지지를 구했다. 오바마는 경기부양책이 과도한 예산 집행을 불러오거나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공화당 의원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였다.

◆미 의회 인사 청문회=6일 2년 회기에 돌입한 미 의회는 민주당이 상원과 양원의 다수를 차지했다. 상원은 전체 의원 100명 중 59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하원에선 전체 의원(435명) 중 민주당이 256명, 공화당이 178명, 공석이 1명이다. 하원은 펠로시 의장을 하원의장으로 재선출했으며, 상원은 딕 체니 부통령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당선된 신임 의원들의 선서로 업무를 시작했다.

상원은 8~20일 오바마 차기 정부에서 장관으로 지명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는 14일로 예정돼 있다. 라드 블라고 예비치 일리노이 주지사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후임으로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에 지명한 롤런드 버리스 전 일리노이주 법무장관은 지명 절차의 적법성 논란으로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