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효문공단내 세운공업 지난달 30일 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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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해 9월 다목적용 소형 특수차(일명 혁신카)를 개발하는등 자동차 생산에 의욕을 불태우던 울산시중구연암동 효문공단내 세운공업(대표 河宗奇.57)이 지난달 30일 부도를 냈다.

세운공업은 이날 거래은행인 기업은행 울산지점과 동남은행 울산지점등 3곳으로 돌아온 4억5천여만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했으며,지급보증과 발행어음 규모가 총 50억원에 달해 부도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현대자동차의 1차협력업체였던 이 회사가 쓰러짐으로써 다른 협력업체들은 혹시 파장이 자신들에게도 미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부도는 94년부터 독자적인 자동차 모델인'혁신카'를 개발하고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경남도 전용공단에 중국과 합작으로 5~7인승 소형 승합차를 연간 3만6천대 생산할 수 있는'위해흑표 세운공업'자동차 공장을 준공하는등 약 2백억원의 시설비 투자에 따른 자금난 때문. 여기에다 혁신카를 개발,생산에 들어갔지만 건설교통부로부터 형식승인을 받지 못해 판매길이 막힌데다 현대자동차에 납품해온 더블캡을 현대자동차가 지난달부터 자체 생산,납품이 중단돼 자금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세운공업이 개발한 혁신카는 적재함 높이가 불과 0.6인 운반카,적재함을 들 수 있는 덤프카,진공청소를 할 수 있는 청소카,상품을 진열할 수 있는 백화점카,적재함을 높이거나 내릴 수 있는 사다리카등 5종. 河사장은 혁신카를 본격 생산하기까지 한달간 공백이 생겨 더블캡 납품을 한달간 연장해달라며 현대자동차 관계자를 만나고 최고경영진에까지 서면으로 진정했지만 납품연장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운공업은 지난 79년 중구양정동 현대자동차 안에서 직원 50명으로 출발,83년 지금의 연암동으로 공장을 이전해 88년 자본금 1억원으로 법인으로 전환한 현대자동차 1차협력업체. 89년에는 경주시외동읍모화리에 제2공장을 신축했고 91년부터 혁신카 개발을 시작,96년 9월 신차발표회를 갖고 2000년 10만대를 생산하기로 계획하는등 최근까지 자본금 18억원,연간매출 3백억원(기술직.기능직 3백12명등 4백명 근무)에 달하는 견실한 중소기업이었다. 울산=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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