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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사량도 지리망산 - 다도해가 손짓하는 섬산행의 보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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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다도해의 작은 섬을 도는 정기선이 고동을 울리며 삼천포항을 떠난다.바다 너머로 떠오르는 검붉은 태양이 어둠을 서서히 밀어낸다.엷게 낀 해무를 비집고 쪽빛바다에 비친 햇빛은 산산히 부서진다.싱그러운 바다 냄새가 가슴 가득히 다가온다.무리지어 움직이는 멸치의 모습이 비칠 정도로 깨끗한 청정해역이다.

국내 대표적인 섬산행지로는 제주도 한라산(1천9백50),울릉도 성인봉(9백84),강화도 마리산(4백86)등이 손꼽힌다.사량도 지리망산(경남통영시사량면.3백98)은 지명도면에서 이만큼은 못하지만 자그마하면서도 독특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 사천에서 사량도 돈지선착장까지 뱃길로 50분거리.다도해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뱃길여행은 지리망산 산행이 주는 또 하나의 보너스다.정상에 오르면 발아래 펼쳐진 다도해가 엄마의 바다처럼 넉넉함으로 다가온다.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수석처럼 생긴 섬사이를 빠져나가는 배들이 마냥 한가롭게만 보인다.

산행코스는 돈지~지리망산~불모산(3백99)~옥녀봉(2백81)~진촌으로 이어진다.해발 4백도 안되지만 5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꽤나 까다롭다.양옆이 벼랑인 암릉길과 숲길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로프를 잡고 10여의 암벽을 오르내려야 하는 옥녀봉은 짜릿함마저 느끼게 해준다.

산행은 뱃시간을 맞추기 위해 돈지에서 시작한다.선착장 왼편으로 뚫린 길을 따라 30여분 오르면 주능선에 닿는다.이곳부터 다도해의 장관이 눈에 들어온다.지리망산을 거쳐 불모산까지는 2시간30분정도 소요된다.불모산 정상 직전의 능선과 옥녀봉까지 펼쳐진 좁고 날카로운 바윗길은 마치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으로 암릉등반의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다.옥녀봉은 전체가 하나의 바위로 돼 있다.로프를 붙잡고 오르내려야 하므로 힘들다 싶은 사람은 우회 등산로를 이용해도 된다.불모산에서 옥녀봉을 거쳐 사량면의 면소재지인 진촌까지는 약 2시간거리다.

▶교통편=삼천포항에서 돈지까지 일신호(0593-835-0872)가 매일 오전6시30분과 오후2시30분에 운항된다.편도요금 2천5백원. 금평(경남사천시사량면)에서 입암(경남고성군하일면)까지 다리호(0556-73-0529)가 오전7시~오후5시50분 평일 5왕복,주말에는 수시운항된다.소요시간 30분.편도요금 1천원. 삼천포항~입암구간은 시외버스(0593-32-8203)가 오전7시~오후7시 하루 7편 운행된다.소요시간 30분.편도요금 6백50원. 사천=김세준 기자

<사진설명>

사량도 지리망산에 오르면 다도해가 발아래 펼쳐진다.해무가 낀 다도해를 뒤로 하고 등산객들이 불모산의 리지를 등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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