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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北 식량지원 異見 - 미국.일본 정상 한반도 논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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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5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일본 총리간 미.일 정상회담은 한반도 문제가 유독 부각된 만남이었다.주일미군 감축,일본의 대미(對美) 무역흑자등 양국간 직접적 이해관계는 비교적 무난하게 넘어갔다.

두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주일미군을 현수준으로 유지하되 미군의 현지 대민(對民)부담은 줄이며 일본의 대미흑자는 줄이기보다 견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반면 대북(對北) 식량원조 문제에는 양국간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았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하시모토 총리는“인도주의적 상황을 논하기에 앞서 북한도 우리에게 해 줘야 할 것이 있다”고 밝혔다.

북송 일본인 부인들에게 고국방문및 서신연락을 허용하지 않는 한 식량원조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회담은 3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나 이에 앞서 전날인 24일 하시모토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두 정상간 비공개회담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클린턴은 동북아정세 안정 차원에서 대북 식량지원을 요청했을게 거의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시모토 총리가 이처럼 강도높은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대북문제를 둘러싼 양국간의 벽이 두꺼움을 여실히 방증한 셈인 것이다.

한편 4자평화회담과 관련해서는 양국 정상 모두 북한의 적극적 동참을 촉구했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이“남북한의 군사적 대치문제와 북한주민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4자회담에 나서야 한다”고 밝히자 하시모토 총리는“한.미.일 3국이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계속 협력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화답했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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