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시 자금난 中企에 투자…은행들 사모펀드 줄이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은행들이 사업성은 있으나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펀드(PEF) 조성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은행으로선 중소기업에 직접 대출해주는 데 따른 위험 부담을 덜 수 있고, 투자자는 중소기업이 회생할 경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일 "내수 부진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조성키로 하고 기관투자가나 연기금, 부자 고객 등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며 "사모펀드는 중소기업에 출자한 뒤 해당 기업이 회생하면 지분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펀드 규모는 1000억~3000억원으로 기업당 100억~200억원을 출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한번 투자하면 최소한 5년 이상 장기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지주도 2000억~3000억원의 중소기업 전용 사모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는 이미 한 차례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돼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며 "반면 거래 중소기업 가운데는 자금만 투입하면 정상화가 가능한 곳이 많아 투자가치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이번 사모펀드의 투자 대상을 중소기업뿐 아니라 금융회사 중에서도 고를 계획이다. 투자방식도 대상 기업이나 금융회사에 직접 주식으로 출자하거나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 또는 후순위 채권을 매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부실 중소기업의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선 중소기업 오너들이 경영권을 위협받는 출자보다는 대출을 선호하고 있어 사업성이 있는 우량 중소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경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