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저격수들 이미지 대변신 시도 중

중앙일보

입력

한나라당에서 '저격수'로 불리던 의원들이 집단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정형근.홍준표.김용갑 의원 등이 정부와 여당에 대한 무차별 폭로전을 삼가겠다며 이미지 재창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안기부 차장 출신으로 16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한 정형근 의원. 그는 17대 국회에서 의외로 건설교통위원회에 지원했다. 정의원의 '전업'희망은 폭로로는 더이상 안된다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싸움꾼' 이미지를 벗어 던지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정의원은 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과반 의석을 준 것은 국민의 선택인만큼 당분간 집권여당이 소신대로 끌고가게 놔둬야지 사사건건 비판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혁규 총리 지명이 문제가 있다면 청문회에서 검증하면 된다는 대통령 말이 맞다"며 "상생 정치를 하자면서 대통령 인사권에 대해 죽기살기식으로 반대하는건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극우보수 이미지로 정의원과 쌍벽인 김용갑 의원도 건설교통위를 지원해 지역경제 발전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의원은 한미 관계와 중동문제, 남북문제 전문가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권력형 비리 의혹을 폭로하는데 집착했던 홍의원은 요즘 '아랍사'와 '오리엔탈리즘'을 읽고 있다고 한다. 통일외교통상위를 지원한 그는 "이제 저격수는 그만하고 외교정책과 국제관계에 식견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도 "이제 노 대통령이 아니라 누가 대통령이 돼도 권력형 부패는 불가능하다"며 "정권 부패를 감시하는 역할을 졸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문광위원회를 지원해 문화예술의 국가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고 싶어한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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