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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주변 장애인 길나서기 두려워 - 지하도 턱높이 30cm 절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지하철 1호선 시청역.시각장애인용 유도블록은 역구내에만 설치됐을뿐 입.출구에는 없다.점자를 새긴 난간 손잡이는 곳곳에서 가다가 끊어진다.끊어지지 않은 곳도 계속 따라가면 광고판이나 의자에 머리를 부딪치게 되는 곳이 많다.유도블록을

따라간 공중전화 부스에는 점자안내가 없다.지하철을 타러 유도블록을 따라가면 입구가 아닌 출구가 나온다.하루 20여만명이 이용하는 역인데 점자안내지도가 없다.

휠체어를 쓰는 장애인은 자동판매기가 너무 높아 승차권을 살 수 없다.화장실도 턱이 너무 높고 그나마 문이 좁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다.건의함.메모지함도 너무 높게 걸려 있다.장애인용 전화가 있지만 계단을 내려갈 방법이 없다.이같은 상황은 지하철 역만이 아니다.

시청주변 20층짜리 P빌딩엔 장애인용 주차장 안내표지가 없다.정작 찾아가면 아무 차나 주차해 있다.'차단기'로 건물 곳곳을 막아놓아 휠체어 통행을 막을 뿐더러 장애인 주차장에서 현관까지 가려면 계단을 오르내리게 해놓았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녹색교통운동(사무처장 林三鎭)은“시청주변 지하도입구 23곳의 턱높이를 실측한 결과 10㎝이상 되는 곳이 20곳이며,가장 턱높이가 높은 곳은 조선호텔앞 소공동 지하도로 33.5㎝,덕수궁앞 지하도는 23㎝나 됐다”고 밝혔다.그 만큼'절벽'이 많다는 조사결과다.계단 턱이 3㎝만 되면 휠체어 사용자는 혼자서 넘기 힘들고,5㎝를 넘으면 뒤에서 밀어줘도 힘들며,10㎝가 넘으면 아예 휠체어를 들어올려야 한다.

보도도 마찬가지.턱이 있는 곳이 29곳이며 10㎝를 넘는 곳이 12곳이었다.

본지 의뢰로 국토개발원 염형민(廉亨民.도시공학)연구위원,녹색교통운동 김미영(金美英)실장과 함께 시청주변 장애인 교통시설을 실사한 일본 도요(東洋)대학원 히노 마사미(比野正己)교수는“눈 높이가 50㎝밖에 안되는 휠체어 사용자에겐 전혀 다른 세상이 필요하다.그같은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음성직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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