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기념 중국영화 '아편전쟁' 편집작업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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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의 상하이(上海)필름 스튜디오에서는 현재'아편전쟁'의 편집작업이 한창이다.

제작기간 3년.중국 영화사상 최대인 1억3천만위안(약 1백30억원)의 엄청난 제작비.오는 7월1일 홍콩반환을 기념해 제작중인 이 영화는 1백50여년전의 아편전쟁및 홍콩상실의 역사적 과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영화다.

문화혁명 당시 서민들의 고통을 그린 영화'부용진(芙蓉鎭)'으로 유명한 셰진(謝晋)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아편을 이용한 영국의 침략과 홍콩점령 과정의 부당함을 그리고 있다.

'홍콩반환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바침'이라는 선전문구처럼 중국의 치욕적인 역사를 영화를 통해 씻어보려는 의지가 담겨있다.영화'아편전쟁'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그린 스티븐 스필버그의'쉰들러 리스트'영향을 받았다.

謝감독은 86년 중국을 방문했던 스필버그로부터'쉰들러 리스트'제작 아이디어를 들었고 94년 그 영화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유대인인 스필버그가 자기민족의 고통을 영화로 그려낸데 대해 謝감독도 영화를 통해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고 싶었던 것.

謝감독은 아편전쟁이 중국 본토에서는 영국의 침략전쟁인 것으로 기술되는데 비해 홍콩에서는 단순한 무역마찰의 결과인 것으로 돼 있는데 분개해 영화를 통해 진실을 말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중국 각지와 영국의 도서관및 박물관을 샅샅이 뒤져 자료를 모은뒤 중국 항저우(杭州).광저우(廣州)와 영국 등지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할리우드 영화의 평균 촬영기간이 3개월 내외인데 비해 이 영화의 촬영기간은 1년이 넘었다.특히 영국과의 해상전쟁 장면에서는 수십척의 배가 동원됐고 엑스트라 4천여명에게 사용된 의상만 2만벌을 넘었다.

이 영화는 홍콩반환 전야인 오는 6월30일 베이징(北京)에서 장쩌민(江澤民)주석등 지도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상영되고 7월1일부터는 중국에 반환된 홍콩과 아시아 각국,미국.유럽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이 영화가 지나치게 정치적.민족주의적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지만 謝감독은“우리는 서방을 무조건 침략자라고 비난하지는 않는다”며“이 영화는 유럽에서 만들어진 2차대전 영화처럼 전쟁에 대한 서사영화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윤석준 기자〉

<사진설명>

영화'아편전쟁'중 아편이 든 상자를 불태우는 장면의 촬영현장.이러한

초대규모 세트와 방대한 엑스트라 동원등으로 이 영화에는 중국 영화사상

최초로 1억위안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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