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어린 표정 만세삼창 - 황장엽 서울도착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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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4세의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비서가 망명신청 67일만인 20일 오전 따사로운 봄기운이 완연한 남녘땅에 첫발을 내딛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黃씨와 동반망명자 김덕홍(金德弘.전 조선여광무역연합총회사 총사장)씨를 태운 에어 필리핀 소속 보잉737 특별기가 서울공항에 도착한 것은 오전11시40분.

黃.金씨는 비행기 문이 열리자 감격스러운 표정으로“대한민국 만세”를 3창했다.이들은 호송책임자인 필리핀 리바르네스 장군과 함께 트랩을 내려온후 환영행사에 참석했다.黃씨는 마중나온 평양상고 동문 유창순(劉彰順)전총리.임노춘(林魯春.

동창회장)씨및 전중윤(全仲潤)이북5도민회장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다.黃씨보다 선배인 劉전총리가“나를 알아보겠습니까.정말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자 黃씨는“알고 있습니다”라고 화답.

黃씨 일행은 김일성대학 총장시절 제자들로 먼저 귀순한 현성일.최수봉및 최세웅.신영희부부들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만감이 교차하는듯한 표정을 지었다.黃씨는“아,너희들을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崔씨는“환영합니다. 건강하십니까”라고 인사했다.

黃씨는 북한의 현실을 개탄하고 그 지도층을 강력히 비판하는 내용의'서울도착 인사말씀'을 5분여동안 낭독했다.이어 별도의 인사말을 한 金씨는 黃씨를'우리 형님'이라고 호칭해 눈길.

…黃씨는 중국체재초 작성한 성명서에서“북조선에서 당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며“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죽음을 각오하고 마지막 의견을 제기해보려 했으나 나의 동료는 그것이 무의미하다고 충고했다”고 전했다.그는“그때 구한 독약은 그후에도 나의 몸에서 떠난 적이 없다”고 말해 그의 각오가 비장했음을 읽게했다.

<사진설명>

20일 오전 에어 필리핀 전세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와 조선여광무역연합총회사 김덕홍 전 총사장이 이병기

안기부 2차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항 청사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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