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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강동동 비닐하우스 재배로 부농 꿈꾸는 김정근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부산의 농촌지역인 강서구강동동에서 토마토와 오이 비닐하우스 재배로'부농(富農)의 꿈'을 이룬 영농후계자 김정근(金政根.42)씨는“나의 모든 것을 바치면 모든 일이 뜻대로 된다”는 신념 하나로 오늘을 만들어 냈다.

1천5백평의 넓은 비닐하우스를 부인 김미향(金美香.41)씨와 단둘이 경작해 지난해의 경우 8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린 金씨의 영농비결은 자신이 직접 고안한 특수 비닐하우스다.

일반 비닐을 사용해 비닐하우스를 짓지 않고 값은 비싸지만 그보다 수명이 3~4배나 긴 비닐을 사용해 내구성을 3~5년 정도로 늘림으로써 시설투자비를 줄이고 위쪽의 환기창도 비닐과 유리의 중간형태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이용해 만들었다.

金씨가 고안한 이 개량형 비닐하우스는 비슷한 기능을 가진 유리하우스 제작비의 30%도 들지 않는다.“특이한 농사기법이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돌아 다니며 아이디어를 얻었지요.”

4년전부터 조금씩 시작한 자동화와 과학화의 영향도 컸다.비닐하우스 안에 수도파이프를 연결해 모터만 작동시키면 1천5백평 밭 전체의 물주기가 순식간에 이뤄진다.

현재 이같은 자동화율은 60%.金씨는 내년까지 1백%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둘이 하기에 벅차지만 자동화시설 덕분에 다른 사람 손은 빌리지 않고 있습니다.”

金씨의 학벌은 중학교 졸업이 전부.가난한 농가의 6남매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공부를 더 할 형편이 못되자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에 뛰어든 이후 오늘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金씨도 위기를 겪었다.87년 7월 태

풍 셀마로 남의 땅을 빌려 지은 6백여평짜리 비닐하우스가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투자한 돈 5백만원을 몽땅 잃기도 했다.

“하늘이 원망스러워 밥도 먹지 못하고 며칠을 누워 있다가'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갖고 있던 돈을 끌어 모으고 자금을 빌려 땅을 사고 비닐하우스를 넓혔지요.”

오전7시에 밭에 나가 오후8시가 돼야'퇴근'하는 金씨가 힘들 때마다 되뇌는 문구는'나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는 한마디다. 〈부산=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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