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희의 스토리가 있는 명품<2> 샤넬 퀼팅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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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샤넬 백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말야. 근데 하나 장만하고 싶어지더라. 연예인들을 보니 하나같이 모두 샤넬 백을 들었더라구.”함께 식사를 하던 친구가 불쑥 말을 꺼낸다. 지금껏 수많은 저녁 모임이나 파티에 갈 때 그녀는 다른 브랜드의 핸드백만으로도 충분히 멋스러울 수 있었다고 한다. 패션 관련업에서 일하는 그녀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샤넬백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생각에 변화를 준 것은 몇 달 전, 한 유명 연예인의 사망 관련 비보를 전하는 뉴스였다. 역시 직업은 무시할 수 없는 터, 슬픈 소식을 접하는 와중에도 조문 온 연예인들이 든 가방에 눈이 갔던 것이다. “블랙 수트 차림을 한 연예인들이 약속이나 한 듯 ‘샤넬 퀼팅백’을 들고 온 거야. 화려한 파티나 우아한 의상에만 어울릴 줄 알았던 샤넬 백이 무거운 옷차림에도 너무나 잘 어울리더라구.”

나 역시 그 모습을 보면서 블랙 샤넬백을 하나 더 사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다(실제로 연예인의 조문 패션이 시선을 끌면서 퀼팅백 매출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후문이다).
‘샤넬 스타일’이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리틀 블랙 드레스,무릎 길이의 스커트, 진주목걸이, 퀼팅백,까멜리아(동백꽃) 모티프를 의미하는데 그 중에서도 여성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대표 아이템은 퀼팅백이다.
1955년 2월 처음 디자인된 날짜를 기념해 ‘2.55백’이라고 불린다. 2.55백은 가죽과 체인이 서로 엮여 있는 체인 스트랩이 특징이다. 이 체인 스트랩은 최초로 여성의 손을 핸드백으로부터 자유롭게 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코코 샤넬은 끈이 없이 손으로 드는 가방이 비행기를 타거나 자동차를 직접 몰기도 하는 당시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는 끈을 가방에 끼워서 어깨에서 허리로 비스듬히 맬 수 있게 한 것.
섬세한 디테일로 남다른 우아함을 보여주는 샤넬 2.55 퀼팅 백은 프랑스 파리 근교의 공장에서 제작되는데 가방 하나를 만드는 데에만 180단계의 작업 공정을 거친다. 이것은 여섯 사람이 10시간 동안 일해야 하는 분량이다. 정식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가방을 수정 하는 데만 1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지난 2005년은 2.55 샤넬 백 탄생 50주년이 되는 해였다. 핸드백 안쪽 가죽에 ‘2005 2.55’가 새겨진 2005년 버전 2.55핸드백은 한정 판매되었고 매니어들에 의해 출시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내 주변에도 2.55 빈티지 샤넬 백을 너무 갖고 싶어 위시리스트에 올려놓고 한달에 얼마씩 돈을 모으고 있는 여성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샤넬이니까!

자료 제공= (주)유아짱(www.uajjang.com),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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