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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외환위기 때보다 더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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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실물경제 침체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4.1% 줄었다. 외환위기 때 생산이 가장 많이 감소했던 1998년 7월(-13.5%)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은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70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라고 밝혔다.

내수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 여건까지 나빠지면서 생산량을 줄이는 공장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도체·자동차·영상음향통신 업종의 감산이 두드러졌다. 제조업 공장 가동률(68%)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다. 소비와 투자도 계속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재 판매액은 1년 전보다 5.9%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18% 줄었다. 특히 국내 기계 수주액은 1년 새 43.9%나 감소했다. 지금의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6개월 후의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10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기업들은 이런 상황이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2097개 기업을 조사해 내놓은 내년 경기전망지수(BSI)는 52였다. 자동차 업종은 19에 불과했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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