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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생태공원'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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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은 등산로를 따라 펼쳐진다.사진의 저수지 앞 나무계단을 따라가면 나비 관찰원이 나온다. [최정동 기자]

서울 서초구 양재역에서 414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비닐하우스촌인 형촌마을이 나온다. 골목길을 지나 우면산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자그마한 웅덩이가 있다. 물속에 검정 솥뚜껑이 빠져 있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움직인다.

"꼬물거리는 까만 것들이 모두 두꺼비 올챙이들이에요. 이런 거 처음 보시죠?"

서초구청 오대근 공원녹지팀장이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한다.

*** 등산로 따라 1시간 거리

이곳은 우면산 자연생태공원. 도심 속에서 자연학습이 가능하고 생태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와 서초구가 조성한 네번째 생태공원이다. 2000년부터 조성에 들어가 21억원이 투입됐다. 전체 면적은 9만6000여평.

길동.강서.여의도샛강 생태공원이 습지에 조성된 것과 달리 이곳은 산속에 마련된 첫번째 생태공원이다. 6월 초 개장을 앞두고 현재 팻말 설치 등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약간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700여평의 저수지가 펼쳐진다. 저수지를 따라 꽂혀 있는 '아시아실잠자리''된장잠자리''창포' 등 습지생물들의 컬러 사진과 설명이 발길을 붙든다.

"우면산은 천연기념물인 소쩍새를 비롯해 흰줄표범나비 등 112종의 동물들과 병꽃나무, 노루오줌, 물봉선 등 50여종의 야생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생태의 보고"라는 게 김권영 서초구 문화공보과장의 설명이다.

이곳은 기존 등산로를 활용해 생태공원을 만들었다. 나무로 만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우선 나비관찰원이 나온다. 배추흰나비.왕오색나비 등 다양한 나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작은 계곡에 만들어진 수서생물관찰원에서는 돌밑에 사는 가재를 관찰할 수 있다. 망원경이 설치된 야생조류관찰원에서는 오색딱따구리를 비롯해 저수지를 찾는 청둥오리와 원앙의 모습을 몰래 지켜볼 수 있다.

참나무를 많이 심은 덕분에 도토리가 많아 곳곳에서 다람쥐를 찾아볼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식이식물관찰원이 있다. 냉이.더덕.고들빼기.씀바귀 등 식탁에서만 보았던 식물들을 모아놓았다. 또 염료식물관찰원에는 쪽.머위.쑥 등 우리의 전통색을 내는 풀을 심어 놓아 아이들 자연학습장의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염료식물관찰원도 볼만

1320m의 탐방로를 천천히 돌아보는 데 1시간 정도 걸렸다. 마지막으로 저수지 한가운데 마련된 계곡경관 관찰소에서 청계산 정상까지 바라보는 시원한 맛은 보너스다.

오 과장은 "계절별로 생태전문가를 초청해 어린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관찰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공원 아래에 주차장을 만들고 있으나 매우 협소해 현재로선 대중교통만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없다.

정형모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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