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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친일파 후손 '땅 결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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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친일파' 후손이 국가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토지반환 소송에 대해 애국지사 자손들이 "그 땅은 본래 우리 땅"이라며 소송에 참가하겠다는 신청을 법원에 냈다.

1905년 을사조약 뒤 자결한 애국지사 민영환(1861~1905)의 5대 손인 민명기씨 등 14명은 31일 친일파 송병준(1858~1925)의 후손들이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일대 땅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낸 소유권등기말소 소송에 대해 독립당사자 참가신청을 냈다.

민사소송법 제79조는 제3자가 소송 결과에 따라 권리를 침해당할 수 있는 경우 독립당사자 참가 신청을 통해 당사자 자격으로 소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소장에서 "문제의 땅은 본래 민영환이 농장을 운영하던 곳"이라면서 "민영환 집에 식객으로 지내던 송병준이 민씨 사망 후 민씨 부인에게서 빼앗아갔다"고 주장했다.

송병준은 일제 때 이완용 내각의 내부대신으로 친일단체인 일진회를 조직한 인물이다.

송씨의 증손자 송모(58)씨 등 후손 7명은 인천시 산곡동에 위치한 미군부대 일대 2956평의 땅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2002년 9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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