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관광' 중국인 줄입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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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의사들이 정동학 심미안 성형외과 원장(右)과 함께 성형수술을 하며 기술을 배우고 있다. [김성룡 기자]

"훌륭한 의사를 만나 쌍꺼풀 수술이 잘 됐어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최근 중국에서 의료컨설팅사 메디프렌드로 날아든 e-메일이다. 메일을 보낸 중국 여대생 류모(23)씨는 올 초 이 회사를 통해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를 소개받아 수술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베이징 지사에선 매일 20~30명의 중국인이 상담을 한다"며 "올해에만 100여명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드라마.영화를 통해 형성된 '한류(韓流)'열풍이 의료에도 불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성형수술 등을 받으려는 중국.대만.일본 환자가 줄을 잇는다. 중국 의사들은 앞선 기술을 배우겠다고 찾아온다. 의료계에선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환자가 지난해 6000명에 이어 올해엔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의료에도 '한류'=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의 심미안 성형외과 수술실. 9명의 중국 의사들이 정동학(47) 원장의 시술장면과 강의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우(寧波)시 보건연구소장 마샤오린(馬肖琳.여.58)은 "말로만 듣던 한국의 성형미용술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는 올해 50여명의 외국인 의사들이 다녀갔다. 이달 중순에도 중국인 의사 8명이 직접 환자 20여명을 모집해 함께 올 예정이다.

이미 한국에서 '원정 성형'에 익숙해진 일본인들은 서울 명동과 부산을 즐겨 찾는다. 명동 이윤수 비뇨기과 원장은 "일본과 기술은 비슷한데 값이 싸 매달 20여명의 일본인 환자가 온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이 밖에 안과.피부과 등을 즐겨 찾는다.

이는 드라마.영화에서 시작된 '한류'열풍에 힘입은 바 크다. 중국 상하이 민항(民航)병원 안후이건(安惠根)원장은 "한류의 영향으로 많은 중국인이 한국 미용의술의 수준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수술도 받고 관광도 하고=성형외과 수술 비용은 한국이 중국의 고급 병원보다 3~5배 비싸다. 심미안 정형외과의 의사 연수도 1인당 2000달러(약 230만원)를 받는다.

수술받으러 온 환자들은 또 일반 관광객보다 장기간 머물며 관광을 한다. 의료.관광 연계 상품이 고부가가치인 이유다. 중국전문 여행사 코앤씨의 김용진 대표는 "중국인 환자 관광객들은 체류 기간 중 하루 평균 380달러를 쓴다"며 "수술비를 포함하면 일반 여행객보다 4~5배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francis@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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