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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모험기업>4. 가산전자 (1)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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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아이디어와 기술에 생사(生死)를 거는 벤처기업이 국내 틈새시장만 공략해서는 안된다.

세계 유력업체들과의 정면 승부,자사 브랜드로 시장을 개척해야 당당히 세계적인 벤처기업이 될 수 있다.그래서 광야(曠野)처럼 드넓은 시장을 찾아 세계로,실리콘밸리로 나아간다.”

멀티미디어기기 전문업체 가산전자(대표 吳奉桓)의 경영방침이다.경기도안양시관양1동의 가산전자에 들어서면 사무실에서 유난히 활기찬 대화가 오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피드 경영' 강조

이 회사는 컴퓨터 화면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멀티미디어 통합 비디오그래픽카드(VGA),PC용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플레이어,화상회의 시스템등 멀티미디어기기로 국내시장 절반을 석권했다.

“남이 갖고 있는 정보를 얻으면 한 발 늦습니다.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吳사장의'스피드 경영'철학이다.

가산에는 임원이 없다.연구및 개발.마케팅.생산.디자인등 모든 업무가 부서장 중심으로 이뤄진다.우물쭈물하는 의사결정 과정은 없다.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금성사(현LG전자)에 근무했던 吳사장은 지난 85년 도로설계용 프로그램등의 SW개발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밤새워 만든 자식같은 제품에 이름을 지어 주지 못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이 마음 아팠다.

음성.동영상을 구현해 주는 VGA카드 자체 브랜드로'PC의 영화관'시대를 열겠다는 집념을 갖게 된 吳사장은 90년 6월 자본금 1억원,직원 6명으로 가산전자를 설립했다.

4개월만에 국내 최초로 VGA카드'한글마당'을 개발,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상공부로부터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에 선정되는등 출발이 산뜻했다.

하지만 인력확보가 문제였다.조그마한 기업에 명문대 출신들이 지원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억지로 데려와 봐야 내 사람을 만들 수도 없다.

그래서 학벌보다 철저히 개인의 능력과 창의력을 존중,시너지효과를 발휘토록 하는'가족적인 분위기'로 인력난을 해결했다.

吳사장은'시장에 내놓은 제품은 반년도 안돼 구식'이라는 신념으로 기술연구소를 세워 94년부터 신제품을 쏟아 놓았다.

세계 최초의 PC내장형 3차원 입체영상시스템'3D맥스'와 VGA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94년에는 과학기술처 벤처기업 대상을 받았다.

벤처기업 大賞 수상

이때부터 PC메이커와 일반 소비자들의 신뢰가 쌓이기 시작,5~6개월 주기로 출시한 입체영상게임 3D게임,멀티미디어 통합보드'윈X3D',영어학습용'캡션맥스'등의 돌풍이 이어졌다.'기술력 공증(公證)'으로 판매의 어려움을 훌쩍 뛰어넘

으며 6년여만에 연간 3백80억원의 매출을 기록,지난해 9월에는 장외주식시장에 등록했다.

가산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3월초 국내 벤처기업 최초로 미 실리콘밸리 멀티미디어 벤처회사인 재즈멀티미디어를 인수,선진 기술력과 유통망 접목에 나섰다.

이어 지난 2월 개발한 DVD플레이어'윈XDVD'를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박람회'세빗97'에 출품,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수출 물꼬를 텄다.가산은 이 전시회에서 세계 50여업체와 4천5백만달러 규모의 수출 가(假)계

약을 했다.

美 재즈멀티미디어 인수

올 수출목표 4백억원의 시동이 순조롭게 걸린 것이다.

가산전자는 현재 재즈멀티미디어사의 세계 40여개국 유통망을 활용,DVD플레이어와 VGA보드의 수출 상담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오는 2000년께는 전체 매출액 6천억원중 60%를 해외 수출로 달성,세계적인 벤처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인에게'어렵다'는 단어는 있을 수 없어요.직원들의 창의력을 어떻게 살려주느냐를 고민해야지요.”

吳사장은“자금.인력.유통등 누구나 겪는 고통은 어려움이 아니다”며“제2의 승부를 외국시장에서 펼쳐'가산'브랜드가 세계 곳곳을 누비게 하겠다”며 두손을 불끈 쥐어보였다. 〈양영유 기자〉

<가산전자 개요>

◇대표자=오봉환(吳奉桓.38)▶고려대 산업공학과

▶마이컴하우스 대표

◇주소=본사:경기도안양시동안구관양1동1428의2(가산빌딩)

AS센터:서울시영등포구여의도동25의4 신송빌딩

◇전화번호=본사:0343-24-0114

AS센터:02-3271-7733

◇직원 수=2백20명

◇사내 전문가

주광현(37)부장=하드웨어 총괄▶아주대 전자공학과▶대우통신

▶삼보컴퓨터

김순곤(39)부장=소프트웨어 총괄▶성균관대 전자공학과

▶금성사 PC설계실

유혁재(37)부장=주문형반도체 총괄▶코리아시스템연구실

▶마이컴하우스 연구실▶다우기술 연구실

김경용(39)부장=유통영업총괄▶숭실대 전산과▶LG전자기획

부및 태국현지 법인▶건양공업

이동식(42)부장=디자인 총괄▶산업대 산업디자인과▶제일기획

광고제작팀▶삼진 종합디자인 기획실

유병선(37)차장=마케팅총괄▶단국대 독문과,한양대 경영대학

원▶신원통상▶금성 소프트웨어 OA사업부

문선태(40)과장=통신사업 총괄▶전북대 독문과▶링크시스템

▶한국통신▶태광산업

마이클 양(37)사장=재즈멀티미디어사▶미 버클리대 전자전산

과.컬럼비아대 전산과(석사)▶미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소 프로그래머

◇주력제품=▶국내 최초 PC용 DVD플레이어'윈X DVD'▶DVD용 멀티미디어 통합 VGA보드'윈X퍼펙트Ⅳ'▶음성.데이터 동시전용 336SVD 모뎀▶PC용 화상회의시스템'컴X 비디오폰'▶3차원 입체 사운드카드 '웨이브X 32Pro

'▶멀티미디어 외국어 학습프로그램 '캡션맥스 2.0'

<사진설명>

'먼저 하자'는 공격경영으로 국내 시장 돌풍에 이어 세계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산전자 오봉환사장(앞줄 가운데)이 연구개발실 직원들과 주력제품 DVD플레이어'윈XDVD'와 멀티미디어 통합보드'윈X퍼펙트Ⅳ'등의 후속 제품 아이디

어회의를 갖고 있다. 〈박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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