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교수 SBS 코미디전망대에 출연 - 가짜 최병서와 진짜 대결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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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인간복사기'로 통하는 개그맨 최병서가 오랜만에 MBC'웃는세상 좋은세상'(일요일 오후1시)에서 특유의 모사코미디를 재개한다 싶더니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그것도 그의 핵심 모사 소재(?)를 송두리째 잃게될 위기에 처해 그야말로 “이게 뭡니까”형국이다.

사연인즉 이렇다.지난 23일 '까놓고 얘기합시다'란 코너를 신설해 전 연세대교수이자 전 국민당대표였던 김동길씨 흉내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이틀후 진짜 김동길씨가 SBS 코미디전망대의 '당무회의'코너 고문으로 나타나 “밥값은 누가 냅

니까”는등의 새로운 모습으로 웃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

최씨는 “이주일 선배가 현역활동을 할 때 간혹 그분 흉내를 낼 때는 있었지만 모사대상이 같은 시기에 경쟁 코미디 프로에 고정출연한 때는 한번도 없었다”며 “흉내내는 쪽은 대상 인물을 면밀히 관찰하고 연구해야 하므로 대상 인물이 코

미디프로에 나와 캐릭터를 모두 노출해 버리면 모사하기가 더 힘들어진다”고 하소연한다.

최씨의 김씨 모사는 91년말로 거슬러 올라간다.'일요일 일요일밤에'에서 콧수염에 나비넥타이,평안도 억양을 섞어 쓰는 '최동길'교수로 나와 대선을 앞둔 당시 정치.사회상을 날카롭게 풍자해 큰 호응을 얻었다.그러나 김씨가 곧 정치에

뛰어드는 바람에 방송사 안팎의 사정으로 중도에 그만둬야 했다.

이번 모사코너 부활은 당시 이루지 못한 정치풍자코미디에 재도전하는 비원(?)이 깃들여 있었던 것.

대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정치.사회풍자가 관심을 끌고 있고 김씨도 정계에서 떠났기 때문(지난해초 자민련 고문을 끝으로 정계은퇴를 선언)에 김씨 모사는 다시 한번 불이 댕겨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일이 이렇게 꼬이자 최씨는 “아예 김교수님과 같은 프로에 출연해보는 것도 괜찮은 것같다”고 해법을 제시했는데 이에대해 김씨의 답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이래저래 김교수는 어떻게'튈'지 모르고'최동길'교수의 운신폭은 상대적으로 좁아질 것으로 보여'진짜'와'가짜'의 대결은 전혀 새로운 코미디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규화 기자〉

<사진설명>

개그맨 최병서가 MBC'웃는세상 좋은세상'에서 모사개그를 재개한 시점에 주 모사대상이었던 김동길 전 연세대교수가 SBS의'코미디전망대'에 개그맨으로 데뷔,진짜와 가짜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최동길'교수와 김동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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