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쿨>한보건설서 유원건설로 改名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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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보라는 이름부터 싫다.유원건설로 되돌아가자.”

최근 부도나 법원의 재산보전처분이 떨어진 한보건설 직원들 사이에 사명(社名)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경유착의 대명사처럼 돼버린'한보'이름으로는 아파트등'부동산상품'을 파는데 지장이 많다는 것이다.

한 직원은“'한보건설'이 찍힌 점퍼를 입고 거리에 나서면 따가운 시선 때문에 점퍼는 물론 서류봉투마저 들고 다니기 싫다”고 말했다.실제로 한보건설은 광주시에 짓기로 한 아파트 분양계획을 늦추고 있다.

한보그룹 22개 계열사 가운데 유독 한보건설만 이름을 바꾸려 하는 것은 다른 계열사와'뿌리'가 판이하기 때문.95년 부도난 유원건설이 한보그룹에 인수된 뒤 지금까지 유원의 조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한보그룹에 대한 애착이 상대적으

로 약하다.8백40여명의 직원 가운데 한보그룹에서 온 12명과 간간이 충원된 일부 직원을 뺀 전체 직원의 90% 이상이 옛 유원건설 식구.대부분의 직원들은 갈수록 한보사태가 악화되자 노동조합과 비상대책위에 회사이름 바꾸기를 거듭 요구했다.

임원과 부서장급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를 공식 거론한 결과 1백%가 이름 변경에 찬성했다.이름을 바꾼다면 당연히 유원건설이라는 결론도 함께 내렸다.옛 이름에 대한 향수 뿐만 아니라 이름이 없어진지 2년이 지났지만 유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아직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백태현(白泰鉉)노동조합 사무국장은“노조가 중심이 돼 직원들의 총의를 모은 뒤 28일 취임한 구명준(具明俊)재산보전관리인을 통해 법원에 정식으로 회사 개명을 요청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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