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자구노력 전혀 안해 - 특위 김원길 의원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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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보철강이 94년 11월 산업은행에 외화대출을 신청하면서 제출한 자체자금조달 계획서중 부동산 매각과 유상증자등의 자구노력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30일 밝혀졌다.

한보철강의 자체자금 조달계획이 이처럼 허구였음에도 산업은행등 거래은행들은 자구노력이행 강제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물론 추가로 거액 대출까지 승인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한보국조특위 김원길(金元吉.국민회의)의원이 공개한 자체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한보철강은 94년 11월18일 냉연강판과 열연공장 증설자금 12억달러의 외화대출을 신청하면서 1조5천여억원의 자체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제시했다.산업은행에

제출한 이 계획서에서 한보는 부산공장과 장지동토지 매각 3천4백74억원,관계사 대여금 회수 1천4백37억원,유상증자 4천억원,전환사채및 회사채 발행등 총 1조5천7백71억원을 자체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월말 현재 실제 자체자금 조달실적은 전환사채와 회사채 발행등 4천8백59억원에 불과했으며 부산공장과 장지동의 토지 매각.관계사 대여금 회수.유상증자등 8천9백11억원은 아예 이행되지 않았다.특히 산업은행은 당시 여신

승인심사서에서 한보철강이 95,96년 연속 적자를 볼 것으로 추정했으면서도'전년도 당기순이익 때만 유상증자가 가능하다'는 요건을 무시한채 한보의 유상증자 계획서를 그대로 인정,대출을 승인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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