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재 年內 내각제 개헌 제의 왜 나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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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가 팔을 걷어붙이고 내각제 개헌 관철에 나섰다. 그는 29일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자청,연내 내각제 개헌 관철을 다짐했다.그는“영수회담에 나오는 지도자들의 의지만 있다면 내각제 개헌은 4개월이면 충분하다”는

얘기를 몇번씩이나 반복했다.또 경제문제에 한해서만 회담을 갖겠다고 밝힌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에게 자신의'연내 내각제 공식제안'방침을 알리겠다고도 했다.4월1일의 여야 영수회담이 결코 경제회담일 수 없으며 내각제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金총재가 이처럼 갑작스레 내각제 문제에 발동을 거는 데엔 몇가지 이유가 있다.우선 표면적으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내각제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고 여권에서도 내각제에 대한 논의들이 솔솔 불거져나오기 때문이다.내각제 주창론자로선 당연

히'때는 지금이다'는 판단을 할만하다.

金총재가 제안한'여야 중진회담'도 내각제 논의 자리를 정식으로 마련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내각제 개헌론 대두만이 이유의 전부일 수만은 없다.정국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氣)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그것이다.

자민련이 주목하는 부분은 영수회담이 DJ의 제의를 金대통령이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청와대와 국민회의가 한보사태등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상황에서 영수회담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교감하고 있다는 점이 심상치 않

은 것이다.만약 청와대와 국민회의가 내각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면 자민련은 존재가 없어지는 것이다.

金총재로선 어떡하든 3金구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金총재를 발벗고 나서게 만든 것이다.

동시에 5월 전당대회에서 내각제를 공언하라는'김대중 압박용'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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