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끝” 결사항전 외치는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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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쟁은 이명박에 의한, 이명박을 위한, 이명박의 전쟁이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21일 “이명박 대통령이 전면전·속도전을 요구하며 총사령관으로서 대한민국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었다”며 청와대를 향해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불법 날치기를 감행하지 않겠다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약속하라”고 못박았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25일까지 야당과 최대한 대화를 모색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결국 성탄절 이후 ‘MB 악법’을 날치기하겠다는 얘기”(조정식 원내대변인)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18일부터 정무위·행안위 회의실을 점거한 데 이어 20일 밤부턴 문방위도 점거에 들어갔다. 이 세 상임위에 전력을 집중시키겠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결사항전으로 나오는 것은 한마디로 더 밀리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은 “과거엔 강행처리를 하더라도 여당이 야당에 기본적인 성의표시는 했는데 지금은 아예 야당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청와대가 야당이 밀리면 어디까지 밀릴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는 것 같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출총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 쟁점 법안들의 성격이 당의 정체성과 직결돼 있다는 점도 민주당을 강경 일변도로 몰고 가는 요인이 되고 있다.

◆헌재로 간 한·미 FTA 비준안=민주당은 이날 한·미 FTA 비준안 상정이 무효임을 주장하는 권한쟁의 심판 청구서와 효력정지 신청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18일 상정 때 회의장에 못 들어간 자유선진당도 19일 이회창·박선영 의원 명의로 권한쟁의 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야당은 지난 2000년 새천년민주당·자민련이 국회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을 때 이듬해 헌재가 “법률안 심의·의결권을 침해했다”며 이를 무효로 판단했던 전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당시 헌재 결정 직전 한나라당이 소를 취하해 공식 발표되진 못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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