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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식품이야기] 동지팥죽과 함께 날씬한 겨울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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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21일은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인 동지다. 우리 선조에게 동지는 태양이 죽음에서 깨어나는 날이다. 이날 이후 낮이 길어진다. 해의 ‘생환’을 반겼고, 축제를 벌였다. 축제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팥죽이나 시루떡을 만들어 먹었다.

선조들은 동지를 ‘작은 설’로 쳤다. 아세(亞歲)라 불렀다. 그래서 동지 팥죽에 자기 나이대로 새알심(새알 모양의 떡)을 넣었다. 동짓날 팥으로 죽이나 시루떡을 만든 이유는 붉은색의 팥이 악귀나 나쁜 기운을 쫓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양의 색깔인 붉은색이 귀신을 막아 준다고 믿었다.

팥죽·팥시루떡의 주재료는 팥이다. 팥은 두류의 일종이다. 콩이 대두(大豆·soybean)라면 팥(small red bean)은 소두(小豆)·적두(赤豆)·홍두(紅豆)다.

팥엔 비타민 B1·사포닌·안토시아닌·식이섬유 등 4대 웰빙 성분이 들어 있다. 피로와 스트레스·부기·유해산소·비만과 변비를 없애는 데 유용하다는 말이다. 피로·스트레스 해소제인 비타민 B1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곡류는 팥이다. 이 비타민은 당질(탄수화물) 대사를 도와 신체에 활력을 주고 피로를 풀어 주며 신경을 안정시킨다.

사포닌은 부기 제거 약이다. 중국 고의서인 『본초강목』에도 ‘팥이 부종을 없애 준다’고 쓰여 있다. 사포닌은 팥을 우려낸 물에서 거품이 일게 하는 성분이다. 과거 양반가에선 팥을 갈아 가루로 만든 뒤 이것을 얼굴 씻는 데 썼다.

팥을 먹으면 부기가 빠지는 것은 사포닌의 이뇨·소염 효과 덕분이다. 팥에 든 칼륨도 나트륨의 체외 배설을 도와 음식을 짜게 먹은 다음 날 얼굴이 붓는 것을 줄여 준다.

안토시아닌은 팥의 껍질에 풍부한 붉은색 색소 성분이다.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으로 알려졌다. 팥죽을 끓일 때 안토시아닌과 철이 반응해 냄비가 검어지기 때문에 철제 냄비를 써서는 안 된다.

식이섬유는 변비 예방약이자 비만 해소약이다. 팥·콩·완두·녹두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다. 또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지 않아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팥엔 식이섬유가 껍질 부위에 몰려 있다. 따라서 팥죽을 쑬 때 껍질을 벗겨서는 안 된다.

팥 삶은 물이나 가루는 다이어트에도 좋다. 팥 삶은 물을 얻으려면 팥 60g을 씻어 900mL의 물에 넣고 하룻밤 불린다. 다음날 처음엔 센 불로,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팥이 물러질 때까지 30분간 푹 달인다. 이때 거품을 걷어내야 맛이 순해진다. 매끼 식전에 삶은 팥물을 1컵씩 마시고 작은 숟갈로 두 숟갈씩 팥을 먹는다.

팥가루(프라이팬에 팥을 15분가량 볶은 뒤 가루 낸 것)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둔다. 매끼 식전에 작은 숟갈로 세 숟갈을 뜨거운 물에 타 차처럼 마신다. 장이 약한 사람은 설사를 할 수 있다. 섭취한 뒤 이상이 있으면 양과 횟수를 줄인다.

팥은 그 자체론 전혀 달지 않은 식품이다. 팥죽을 만들 때도 설탕·소금을 조금 넣어야 입맛에 맞다. 단팥죽·양갱·팥빵 등엔 설탕이 많이 들어가므로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맛만 보는 게 좋다.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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