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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리 0.1%로 인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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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은행(BOJ)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연 0.3%인 정책금리를 0.1%로 인하했다. 10월 31일 금리를 0.5%에서 0.3%로 내린 지 2개월도 채 안 돼 다시 인하한 것이다. 일은은 또 기업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과 장기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8명의 위원 가운데 찬성 7명, 반대 1명으로 결정됐다.

일본의 금리 인하에는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내리고 발권력을 동원해 시장에 돈을 풀겠다고 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FRB의 결정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금리가 역전되고 세계적으로 달러 공급이 늘면 반사작용으로 엔화 가치가 급상승하게 된다. 이 같은 엔고 현상이 일본의 경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일은이 금리를 내렸다는 분석이다.

일은은 아울러 현재 경기 상황을 당초 “정체하고 있다”에서 “악화되고 있다”로 좀 더 비관적으로 바꿨다. 일은이 ‘악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6년7개월 만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0월의 금리 인하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강했지만 12월 단칸지수(기업단기경제관측지수)가 급격히 악화되는 등 경제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를 하고 총 43조 엔(약 62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 대책을 확정했다. 고용보험료율을 내리고 인하분을 정부가 메워 주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내년도 실질경제성장률을 0%, 명목경제성장률을 0.1%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가 실질경제성장률을 0%로 예상한 것은 2002년 이후 7년 만이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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