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서도 여성로커 돌풍 - 주주클럽.리아 인기 팝계 가비지등 상한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댄스 일변도의 가요계에 여성로커 돌풍이 분다.독특한 창법의 여가수 주다인을 앞세워 히트한 주주클럽,풍부한 성량과 감성으로'애송이의 사랑'을 불러 인기순위 수위를 넘보고 있는 양파에 이어 힘있는 가창력을 내건 소녀 로커 리아가 또다

시 부상중이다.리아는 TV무대에 몇차례 밖에 안나온 신인중 신인이지만 데뷔앨범'다이어리'가 발매 1주만에 수만장이 팔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여성로커의 부상은 아일랜드 그룹'크랜베리스'의 돌로레스나 엘라니스 모리셋등 개성파 여성로

커들이 국내외 공히 인기가 높은데다 댄스음악에 식상한 가요팬들이 라이브에 강하고 남성로커와는 다른 신선한 매력을 풍기는 여성로커에 관심을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가요계는 임현정.허니등 가창력 높은 여성로커의 데뷔를 잇따라 추진중이고 팝계 역시 영국그룹'가비지''리퍼블리카'등 솔로 여성보컬과 3~4인의 남성세션으로 구성된 팝.록그룹 음반을 속속 출시,가요계 우먼파워 바람에 편승중

이다.

여성로커의 잇따른 등장은 편식증이 심한 국내 가요계에 다양성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있다.그러나 남성로커와 달리 여성로커는 대부분 데뷔부터 섹스어필을 내세운'상품'으로 관리된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로 상당수 여성로커는 이런 섹스어필의 포로가 되고 만다.조금 인기가 오르면 음반사의 요구에 따라 부담없고 즐겁되 깊이없는 노래들을 양산하다 대중의 취향이 바뀌면 순식간에 외면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81년'타이드 이즈 하이''랩추어'를 잇따라 빌보드 1위에 올리며 활화산같은 인기를 누렸지만 불과 1년뒤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무명가수로 전락한 데보라 해리(그룹'블론디'의 여성보컬)가 그 전형이다.

이는 국내 가요계도 마찬가지여서 의식과 음악성을 갖춘 로커하면 거개가 남자다.도원경.이상은 처럼 개성있는 음악세계를 개척하려는 여성로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데뷔를 상품성 강한 팝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이미지 변신에 어려움이 크다.

주다인이나 리아는 참신함을 무기로 비교적 개성있는 데뷔앨범을 내보였지만 이들의 흥행성이 확인됨에 따라 2집에서는 주변의 상품화 시도도 더욱 거세질 우려가 있는 만큼 본인들이 상품화 극복을 위해 남성동료보다 몇배 더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또 여성로커에 대한 업계와 가요팬들의 접근도 좀더 음악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