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평가속 정부주도 육성엔 경계 - 벤처업계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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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0일 발표된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책에 대해 벤처업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무엇보다 국내경제가 잇따른 대형 부도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정부가 기술.지식집약적인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벤처기업 지원쪽으로 산업정책의 가닥을 잡

아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1백30여개 벤처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벤처기업협회(회장 李珉和) 유용호(柳龍昊)실장은“그간 협회나 업계에서 주장해오던 내용들이 대부분 수용된 것으로 보여 환영한다”며“현재 신기술금융사.창업투자사.창업투자조합으로 나누어진 벤처

금융 체제를 일원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업계는 정부가 추진중인 벤처기업육성책중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벤처기업전용 3부시장 개설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의견을 내비쳤다.

한글과컴퓨터사의 구본도(具本道)이사는“3부시장이 활성화되면 벤처기업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지난해 개설된 코스닥시장의 활성화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하고“이를 위해서는 기술담보제도가 하루 빨리 도입돼야 하며 코스닥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허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위성방송 셋톱박스(수신기)전문업체인 건인의 변대규(卞大圭)사장은“정부의 이번 조치가 벤처비즈니스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만 우선 올해 실시될 예정인 벤처기업 전문투자조합'엔젤캐피털'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술투자 서갑수(徐甲洙)사장은“코스닥시장이 왜 침체돼 있는지 관계당국은 잘 살펴봐야 한다”며“초기투자에 대한 위험을 줄여주기 위한'벤처기업특별법'을 만드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과거 정부가 국내산업을

앞장서 이끌던 시절처럼 정부주도의 벤처산업 육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글과컴퓨터등 벤처기업들이 출자해 설립한 무한기술투자 이인규(李仁圭)사장은“벤처기업은 어느 분야보다 창의력이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정부는 벤처기업들이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조성을 해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3부시

장 구상도 코스닥시장과 서로 상충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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