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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 커플 결혼도 이색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결혼식에는 신랑신부 동시입장,신혼여행은 배낭메고 해외로….'

결혼준비에서 신혼여행까지 신세대 커플들의 결혼풍속도에는 그들의'자기주장'과'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이같은 현상은“평생 한번 있는 일인데 남들과 똑같이 할 수만은 없다”는 신세대 사고를 반영하는 것.

결혼식의'형식파괴'는 최근 어느 결혼식을 가더라도 한대목씩 볼 수 있는 광경이다.주례는'남자만 보란 법 있나'며 여자주례가 나서는가 하면 멀쩡히 생존해 있는 아버지를 마다하고 신랑신부가 팔짱을 끼고'동시입장'해 주위를 놀라게 하기

도 한다.어떤 커플은 주례없이 신랑신부가 직접'성혼선언문'을 낭독하는가 하면 폐백에 양가 부모들이 모두 참석하기도 한다.

결혼준비대행업체 가가이벤트의 김형준(金亨駿)실장은“지난해 진행한 2백여쌍의 결혼식중 15쌍정도가 신랑신부 동시입장을 할 정도였다”면서“신세대 커플은 결혼식의 기존틀은 고수하면서 한대목씩 파격을 가하는 경향”이라고 일러준다.

따라서 결혼전문업체들은 결혼식 피로연 음료수 병에 붙이는 신랑신부 얼굴이 담긴 스티커,야외결혼식때 하늘로 날리는 신랑신부 이름이 담긴 풍선,문자판에 신랑신부 얼굴이 담긴 시계,신혼여행 사진으로 만든 배지나 엽서등을 상품으로 내놓아

'차별화'를 추구하는 신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혼여행에도 파격은 계속된다.해외여행도 같은 T셔츠를 입고 신혼부부들끼리'우르르'몰려다니는 여행은 더 이상 인기가 없고,청바지에 배낭하나 달랑 메고 유럽이나 호주등지로 여행을 떠나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또 이곳저곳을 다니기 싫어하

는 커플들은 괌.사이판.푸케트.호주등의 클럽메드나 PIC등을 찾아 아예 한곳에서 휴식을 하거나 레저스포츠여행을 즐기기도 한다.

“야외촬영 없는 결혼은 없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결혼필수품이 돼버린 야외촬영도'똑같은 포즈,똑같은 앨범'에 싫증이 났다.

최근에는'간소하고 의미있게'비디오를 제작하기 위해 커플의 출신학교,데이트장소,자주 가던 카페등에서 평소의 모습을 담아놓는 촬영이 인기다.좀더 정성을 들여'결혼역사앨범'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는 데이트장면과 양가 인사모습,그

리고 함 들어오는 날등의 모습등이 총망라된다.결혼식 풍속 뿐만 아니라 혼전풍속의 변화도 두드러진다.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대졸 남성의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결혼연령이 높아지고 있는데 20대 후반(25~29)의 미혼자 비율이

90년 22.1%였으나 95년에는 29%로 크게 높아졌다.

또 20대 후반 미혼 남성의 비율도 5년전 57.3%에서 64.1%로 상승했다.배우자를 만나는 형식도 기존엔 선을 보거나 소개팅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PC통신을 통해 만나는 커플이 급증하고 있다.지난해 하이텔 이용자 2천6백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무려 1백80여쌍이 PC통신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했거나 결혼예정일 정도다.

결혼 풍속도의 변화.세태가 변하는 만큼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 변화의 추이대로라면 앞으로는'더 멋지고,더 튀는 결혼식'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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