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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실버산업 - 고령자용 아이디어 상품 봇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백화점등의 매장에 아동용품 전용코너가 있듯 고령자를 위한'실버용품' 전용코너가 일본에서 부쩍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효고(兵庫)현 히가시나다(東灘)구에 있는'하트 인포메이션'.일본의 소비용품 유통조직인 생협(生協)은 2년전 한신(阪神)대지진으로 폭삭 내려앉은 매장을 개축하면서 전체면적 3천평 가운데 5백평을 실버용품 코너로 만들었

다.일본내 실버용품 코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 코너에는 고령자나 가족들이 각종'노인문제'를 문의할 수 있는 상담코너와 젊은 사람들이 직접 고령자의 불편을 체험할 수 있는'의사(擬似)체험코너'도 마련돼 있다.취급상품은 그릇.수저에서 의복.입욕(入浴)제품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예컨대 손이 불편한 고령자를 위해 내놓은 형상(形狀)기억 숟가락과 포크는 손잡이가 특수한 재료로 돼있어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꿀 수 있다.90도 정도의 뜨거운 물에 잠시 담근 후 꺼내 가장 잡기편한 모양으로 손잡이를 변형시킨 다음

찬물에 다시 집어넣으면 형태가 굳어진다.

누운 채 생활해야 하는 고령자를 위한 독서대도 아이디어 상품으로 나와있다.높이.각도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이 독서대에는 조그만 전등이 달려있어 누운 상태에서도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다.

전동(電動)삼륜차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교통수단으로 인기끌고 있다.스피드는 시속 6㎞정도.장바구니까지 달려있는 전동삼륜차는 월 2만엔(약 14만원)의 비용으로 렌트가 가능하다.

집안의 2층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든 고령자를 위한 자동승강기(사진)도 눈길을 끈다.의자에 앉은채 버튼만 누르면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감길 수 있는 세발기(洗髮器.사진)나 욕탕은 병든 노인을 보살펴야 하는 가정에선 필수 품목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철저하게 고령자 입장에 서서 용품을 들여놓고 있어요.'실버제품'은'안전'과 '편리함'이 기본입니다.” 하트 인포메이션의 홍보담당 책임자 마에다 쓰토무(前田勉)의 설명이다.

조합원수 약 1천8백만명의 거대조직 생협은 산하의 약 2천8백개 점포를 통해 수시로 실버용품 임시코너를 열고 있다.

본부인 생협연합회측은“조만간 실버제품 상설매장이 생협점포 곳곳에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사진설명>

실버산업이 번창하면서 노인관련 상품들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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