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통상마찰 재연 조짐-엔低로 對美흑자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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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도쿄=이철호 특파원]엔화가치의 약세로 인한 일본 무역흑자 확대추세가 심상치 않다.특히 대미(對美)무역흑자가 연속 5개월동안 증가,미.일 통상마찰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대장성의 무역통계 속보에 따르면 일본의 2월 무역흑자는 6천8백67억엔(55억4천만달러)으로 전년동기 대비 6.5%가 증가,2년3개월만에 확대쪽으로 반전했다.대미 흑자는 12.3%가 늘어난 4천73억엔.

품목별로는 엔약세에 힘입어 자동차수출이 15.1%나 증가,통상마찰의 위험수치라고 일컬어지는 '미국시장 점유율 30%선'을 넘어섰다.컴퓨터등 사무용 기기의 수출은 24.1%가 늘어났다.

이와관련,이달초 일본을 방문한 서머스 미 재무차관은“일본은 수출대신 내수 위주의 확대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며 무역흑자 확대추세에 제동을 건 바 있다.

또 다음달 미.일 재무장관 회담을 위해 방일할 루빈 미 재무장관도 일본의 무역흑자 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달러강세론자인 루빈 장관이 일본 무역흑자에 불만을 공식적으로 표출할 경우 달러강세-엔약세의 현 국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출중심산업의 비중이 30%,내수중심산업 40%,기타 30%(경제기획청 조사)의 산업구조를 가진 일본은 내수산업(금융.건설.농업등)의 경기 침체를 이유로 당분간 수출확대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없어 미.일 통상마찰의 우려는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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